궁능유적본부 경관림 내 수목 조사해 연구
경제적 가치 238억, 공익적 가치 541억
"2272명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흡수"
조선왕릉 경관림(景觀林·사람이 즐기기 위해 자연을 보기 좋게 가꾸어 만든 나무숲)의 경제적 가치가 779억 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경관림 내 수목을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자라고 있는 나무의 종류와 크기를 조사하고 각각의 부피를 계산해 얻은 결과다. 조선왕릉 스물여덟 곳의 평균 나무 부피의 합(평균 임목축적)은 258㎥/ha. 서울시 평균인 146.1㎥/ha의 1.7배에 해당한다.
유적본부는 이를 바탕으로 탄소저장량과 탄소흡수량을 산정했다. 조선왕릉 나무가 저장한 탄소의 양을 탄소배출권 거래 시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값은 약 238억 원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권이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거나 가중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유적본부는 조선왕릉 나무를 온실가스 흡수와 저장, 생물다양성 보전, 대기질 개선, 산림 경관 제공, 토사유출 방지, 산소생산, 생물다양성 보전, 대기질 개선 등 공익적 가치로도 환산했다. 그 결과는 541억 원에 달했다.
관계자는 "나무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데, 조선왕릉에서 자라는 나무의 탄소흡수량은 약 3만t"이라며 "국민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3.1t(2021년 기준)이니 2272명이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이 경관림으로 구성된 조선왕릉은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엄격하게 관리·보존돼왔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왕릉 주변은 금산(禁山)이었다. 함부로 드나들거나 나무를 벨 수 없었다. 나무를 베어서 쓴 일이 발각되면 그 죄를 엄히 다스렸다.
유적본부는 4대 궁과 종묘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궁궐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밝혀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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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는 "600여 년 동안 철저하게 보호·관리돼온 만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이어지고 환경에도 일조하는 국가유산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관련 연구와 보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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