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플렉스 방준식 CEO 발탁
'체험상영관' 콘텐츠 대박의 주역
재계 오너 제외 첫 90년대생
2018년 입사…임원승진 9개월만
CJ가 18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CGV 자회사 CJ 4DPLEX(4D플렉스) 최고 경영자(CEO)로 1990년대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발탁했다. 1990년대생이 대표를 맡은 것은 CJ그룹 내 최초의 일이다. 유통업계는 물론 재계로 범위를 넓혀도 비(非)오너가 중 처음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전날 정기 임원인사에서 CJ 4D플렉스 신임 대표로 방 경영리더를 내정했다. 2018년 CJ 4D플렉스에 경력 입사한 방 신임 대표는 올해 2월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지 불과 9개월 만에 수장 자리까지 오르는 초고속 승진 기록을 세우게 됐다. 회사 측은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극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기 위해 젊은 인재의 역할을 과감히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4D플렉스는 특수효과 기반의 실감(實感) 상영 시스템 '4DX'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4DX는 두 눈으로 '보는' 영화를 넘어 온몸으로 '체험'하는 4D 영화(3D 영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진동, 모션, 물, 바람 등 색다른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영화) 관람을 위한 특별 상영관이다. 최근 4D플렉스는 기존 4DX와 더불어 전면스크린을 넘어 좌우 벽면까지 3면을 활용해 상영하는 CGV 특별 상영관 ScreenX(스크린X) 기술력까지 더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고 있다.
방 신임 대표는 이 회사에 2018년 경력 입사했다. 이후 콘텐츠사업팀장, 콘텐츠사업혁시TF장 등을 거쳐 올해 2월 정기 임원 입사에서 콘텐츠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방 신임 대표는 콘텐츠본부장으로서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스크린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글로벌로 유통하는 등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CJ 4D플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4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50억원) 대비 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방 신임 대표가 콘텐츠본부장으로서 주도한 자체 콘텐츠 '임영웅: 아임히어로 더 스타디움' 등이 흥행하고, 스크린X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이 83%가량 늘어난 영향이다. 회사 측은 "오리지널 콘텐츠 등 신사업을 통해 매출 다변화로 안정적 흑자 구조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방 신임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보다도 빨리 CEO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경영리더는 방 신임 대표와 더불어 CJ그룹내 1990년대생 임원이었으나, 이번 인사에서 승진이나 역할 확대는 없었다. CJ는 "그룹은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 아래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CJ는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 새 경영지원 대표로 허민회 CGV 대표를 내정했다. 허 신임 대표는 재무 전문가로, 그동안 그룹과 계열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CJ푸드빌 대표이던 2013년 그룹이 총수 부재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CJ 경영총괄부사장을 맡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허 신임 대표로 이번 인사로 지주사로 복귀해 김홍기 대표와 함께 CJ 주식회사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CJ는 또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을 승진 발령했으며, 허 대표 이동으로 공석이 된 CGV 대표에는 정종민 CGV 터키법인장을 발탁했다. CJ는 이 밖에도 신임 경영리더로 21명을 내정했다. 신임 경영리더의 평균 연령은 44.9세로, 1980년대생이 12명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직급과 연령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다"고 강조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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