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회의원이 전 세계 정치인 가운데 학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3명 중 1명은 박사학위를 소지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학위가 정계 진출에 도움 되는 요소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97개국 2015~2017년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의 학력을 조사한 논문을 소개했다. 미국 듀크대 등 6개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공동 발간한 이 논문에 따르면 인구가 200만명이 넘는 56개국 중 국회의원의 박사학위 소지 비율로는 한국이 1위였다. 한국 국회의원의 33%가 박사학위가 있었고 석사·학사도 각각 33%로 집계됐다. 뒤이어 우크라이나, 대만, 슬로베니아, 몽골,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등도 의원의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높았으나 25%를 넘지는 못했다.
56개국 중 석사 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우크라이나였다. 의원 대다수가 박사 또는 석사인 우크라이나에서는 학위가 정계 진출에 큰 도움이 되는 요소로 분석됐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박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의회에선 박사는 적었지만 66% 이상이 석사였다.
이와 반대로 이탈리아·노르웨이·영국 등에선 중등학교 학력인 의원의 비율이 25% 수준으로 집계됐다.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대학을 중퇴했다.
97개국 평균으로 보면 의원의 78%가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했고, 40%는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 입문 경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논문 데이터는 현재의 현실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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