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AR게임 '피크민 블룸' 유행
포켓몬고 열풍 때처럼 교통사고 유의해야
'스몸비'(스마트폰+좀비)족 주의보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피크민 블룸'이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에 열중해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걷다가 주변 사람이나 시설, 차량 등과 부딪히지 않도록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이언틱과 닌텐도가 협업해 출시한 피크민 블룸은 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이다. 15일 현재 피크민 블룸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어드벤처 부문 인기 애플리케이션 1위에 올라있다.
피크민 블룸은 AR 기술과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로 밖에서 산책하며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레벨에 따라 더 많은 걸음 수를 요구한다. 게임을 통해 얻은 모종을 키우면 피크민 캐릭터를 탄생시킬 수 있는데, 피크민은 사용자를 따라 함께 걷거나 선물을 모아오며 친밀도를 높인다. 과일에서 나온 정수를 모아 피크민들에게 나눠주면 머리 위에서 꽃을 피우기도 한다. 10·20대에게 영향력이 큰 뉴진스 등 인기 아이돌들도 피크민 블룸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걷기를 권장하는 점도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김아진 씨(28)는 "걸음 수가 기록되고 레벨이 오르다 보니 승부욕이 생겨 더 많이 걷게 된다. 게임에서 주는 과제를 수행하면 보상을 주는데, 하루에 2만5000보를 걸어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계정을 연동해 함께 걸을 수도 있는데, 매주 친구들과 함께 10만보 걷기에 도전한다"며 "게임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으니 좋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게임에 열중해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걷다 보면 교통사고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유사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가 유행했던 2016~2018년에도 '스몸비'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2017년 2월 대전에서는 30대 남성이 운전 중 포켓몬고를 하다가 보행자를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급히 좌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이다. 포켓몬고로 인한 각종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찰은 '포켓몬 고 안전하게 즐기기 캠페인'을 벌이거나 인기 캐릭터 주요 출몰지 등에서 특별순찰활동을 벌였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호주, 미국 등에서 자동차 운전 중에 포켓몬이 등장하자 이를 잡으려 하거나, 위험한 곳에 들어가 다치는 등의 사례가 발생했다. 2016년 7월 호주 브리즈번에서는 한 여성이 운전하다 게임에 빠져 다른 차와 접촉사고를 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근무 중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는 등 근무 태만이 적발되기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근무하던 경찰 2명이 휴대전화로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가 신고 전화를 무시한 사실이 차량 내 영상 촬영 기록을 통해 적발되면서 이듬해 해고 조치됐다.
이에 당시 포켓몬고 게임개발사인 나이앤틱의 본사가 있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경찰이 7개 항목의 '포켓몬 고 안전수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안전수칙에는 ▲장애물 등 주변 환경을 염두에 두고 교통법규를 준수하기 ▲사유지나 으슥한 곳은 가지 말기 ▲걷는 사람을 천천히 따라가는 자동차는 강도의 도주용 차량일 수 있으니 주의하기 등 내용이 담겼다.
피크민 블룸 역시 게임 중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로그인 시 "주변을 잘 살피고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플레이해달라", "플레이 중에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지 말라"고 안내하는 식이다. 이용자의 속도가 일반 걸음보다 빠를 시에는 운전 중 게임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게임을 일부 제한하기도 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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