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2개월 미만 영아, 백일해로 국내 첫 사망
소아·청소년 중심 전국적 유행
임신부·영유아 돌보미 등 예방접종 적극 당부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생후 2개월 미만 영아가 지난달 31일 백일해 양성으로 확인된 뒤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이달 4일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12일 밝혔다. 출생 후 아직 백일해 1차 예방접종을 받기 이전이었던 이 영아는 처음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하는 백일해는 최근 7~19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유행을 보이면서 11월 첫째 주까지 총 3만332명 환자(의사환자 포함)가 신고됐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전체 환자의 45.7%(1만3866명), 7~12세가 42.0%(1만2725명) 등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87.7%(2만6591명)를 차지하고 있다. 0~6세 환자의 경우 전체의 3.3%(1008명)에 불과하지만 8월 이후 증가하고 있으며, 1세 미만 영아 환자도 10월 초 주당 2~4명의 신고를 보이다가 10월 말엔 12명까지 늘어났다.
질병청은 백일해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인 1세 미만 영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부, 동거 가족(부모, 형제, 조부모 등) 및 돌보미, 의료종사자 및 산후조리원 근무자 등 성인들도 백일해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생후 첫 접종(2개월) 이전 영아가 백일해에 대한 면역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 3기(27~36주) 임신부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며,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는 빠짐없이 2·4·6개월에 적기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일해가 소아·청소년 연령대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는 상황임을 고려해 적기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11~12세의 6차 접종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백일해 유행에 따른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올해 9월까지 백일해 환자가 누적 1만3952명 발생한 가운데 이달 초까지 영아 10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백일해 환자가 13만명 이상 발생했고, 35명의 사망자 중 소아가 22명(1세 미만 20명)이었다. 미국에선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4.6배 증가한 2만227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최근 증가 추세인 0~6세의 백일해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전문가 합동으로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운영·대응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우리나라에서 백일해 첫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다가오는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확산에 대비해 각 가정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손씻기, 기침예절 준수, 호흡기 증상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백일해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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