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소유주 머스크, 정치 관련 게시물 업로드
'트럼프 2기' 선전하고 민주당 비판글에 동조
"트럼프 선전의 본거지로 변해" 우려 목소리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관련 게시물이 나흘간 400개를 넘었다. 하루 평균 100여개꼴이다. 대부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한 것으로 자칫 엑스가 ‘선전 미디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미국 대선이 치러진 5일부터 이날까지 자신의 엑스 계정에 400건 이상의 정치 관련 게시물을 게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성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엑스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효율성위원회를 만들 것이며 보건 및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을 감독하는 정부 기관에 ‘대대적인 대청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엑스를 소유한 그가 본격적으로 차기 행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본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게시물을 계속해서 인용하고, 짧은 견해를 덧붙이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한 이용자가 트럼프의 당선 이유에 관해 설명하는 글을 올리자 “정확한 평가”라고 호응하는가 하면 “주류 언론이 민주당의 선전 도구라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미국인들이 깨어나고 있다”는 글에는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가짜뉴스 등을 걸러내는 기존 콘텐츠 중재 가이드라인을 폐지했다. 이후 폭력을 선동하거나 혐오 발언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이용이 정지됐던 수천 개 계정의 복구를 단행했다. 당시 복원된 계정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등의 계정이 포함됐다.
머스크 CEO가 엑스를 활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을 도운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는 지난 7월 엑스를 통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으며, 8월에는 트럼프와 대담을 나누는 오디오 쇼를 2시간 동안 진행했다. 대선 당일인 지난 5일에는 오디오 타운홀을 열고 2억30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에게 트럼프 투표를 호소한 바 있다.
엑스 CEO 린다 야카리노는 지난 6일 “모든 대선 후보는 2024년 선거에서 엑스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냈는지 알게 될 것이며, 엑스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인류의 광장이 될 것”이라는 게시물에 “근무를 명 받았습니다”라고 답하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일부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스티븐 리빙스턴 조지워싱턴대학교 데이터·민주주의·정치연구소 초대 소장은 NYT에 “엑스가 공론의 장에서 메가폰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기타 조하르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도 "엑스가 트럼프 선전의 본거지가 되었다"며 “(앞으로) ‘트럼프의 엑스’로 식별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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