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초 '50-50' 성적, 유행어 후보
과거엔 "이도류" "오타니 룰" 등 꼽혀
올해 일본의 '인기 유행어'는 미국 프로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30)의 시즌 성적 그 자체가 될 전망이다. LA 다저스 입단 1년 만에 월드 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오타니는 이번 시즌에 50개의 홈런, 50개의 도루를 기록했는데 해당 기록을 뜻하는 '50-50'이 올해 일본의 최고 인기 유행어 중 하나로 꼽혔다.
6일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호치'는 올해 일본 대표 신조어·유행어 후보로 '50-50'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매년 말 일본에선 10개의 유행어를 뽑아 시상식을 진행하는데, 50-50도 해당 목록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야구 스타 오타니는 고향인 일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초로 50홈런, 50도루를 달성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에선 그의 50번째 홈런 야구공이 경매에 부쳐져 약 61억원의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50-50'은 그의 올해 야구 성적을 표현한 신조어로, 일본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니와 관련된 신조어가 최고 유행어 후보 목록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에는 "리얼 이도류(두 개의 칼을 사용하는 검술)"라는 신조어가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도류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해 온 오타니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별명이다. 두 개의 특기를 갖춘 야구선수인 그가 마치 두 개의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검객 같아 붙여진 별명이다.
그런가 하면 투타 겸업을 하는 그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규정인 '투수 겸 타자가 출전한 선수는 중간에 투수로서 교체되더라도 지명 타자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라는 항목을 겨냥한 일명 '오타니 룰'이 2022년 인기 유행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동경하지 맙시다"라는 그의 격언이 호응을 얻었다. 앞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열린 지난해 3월, 당시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오타니는 일본 국가 대표팀 선수들과 모인 자리에서 연설을 진행했는데, 그는 "하나만 말하겠다. (미국을) 동경하지 말자. (미국 대표팀은) 야구를 하다 보면 누구나 들어본 이름일 텐데, 오늘 하루만은 (그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동경하면 넘어설 수 없다. 오늘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1위가 되기 위해 온 것"이라며 "오늘 하루만은 그들을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되며 수많은 일본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이런 '오타니 신드롬'과 관련해 매체는 "올해 일본은 지진 등 어두운 뉴스가 많았지만 후반기엔 올림픽이나 오타니 선수의 활약 등 화제도 많이 보였다"며 "(오타니는) 유행어로 싹틀 씨앗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평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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