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소비 감소 전환…설비투자 8%대 회복(종합)

생산 0.3%↓…광공업·서비스업 감소
반도체는 재고 판매로 생산 조정 효과

소매판매, 비내구재 등 감소로 0.4%↓
설비투자 회복 반면 건설기성 0.1% ↓

3분기 전산업생산·소비도 감소세
"연초 대비 경기 하방 위험 커졌다"

지난달 생산과 소비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등에서 모두 마이너스 흐름을 보인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8%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회복했지만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요인이 커졌다고 보고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부산항에 정박중인 컨테이너선에 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0.3% 감소했다. 지난 5월(-0.8%)과 6월(-0.1%), 7월(-0.6%)에 연이어 감소하다 8월(1.3%)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과 광공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광공업 생산은 올해 들어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월(4.4%)과 증가했다가 지난달(-0.2%)엔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은 0.1% 줄어 지난 5월(-4.6%)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6월(0.3%)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달(-0.7%) 비교적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광공업의 경우 기계장비(6.4%)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반도체(-2.6%)와 비금속광물(-9.6%)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 6월(8.0%)에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한 뒤 7월(-8.5%), 8월(6.7%)로 접어들며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서비스업에선 도소매(0.9%)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지만 보건·사회복지(-1.9%)와 전문·과학·기술(-1.8%) 등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와 실리콘웨이퍼에서 생산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많고 성장 수준 자체는 괜찮다"고 말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8월에 생산을 많이 했고 9월엔 재고와 함께 출하하면서 생산이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소매판매는 지난달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매월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 8월(1.7%)에 18개월 만에 최대 증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승용차 등 내구재(6.3%) 판매가 늘어난 것과 달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5%)와 의복 등 준내구재(-3.2%)에서 판매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투자는 부문별로 희비가 갈렸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8.4% 늘어났다. 지난 6월(3.5%), 7월(9.7%)에 증가하다가 8월(-5.1%)에 떨어진 뒤 회복한 것이다. 운송장비(-15.1%)에서 투자가 줄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7.0%)에서 투자가 늘었다. 김 과장은 "상반기에 지연된 투자가 실행되는 모습"이라며 "강한 흐름이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건설기성은 지난 5월(-4.6%)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지난달(-0.1%)의 경우 지난 8월(-1.9%)보다는 낙폭을 줄인 모습이다. 건설기성은 토목(9.9%)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지만 주거용과 비주거용을 포함한 건축(-3.7%)에서 공사 실적이 줄면서 마이너스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비 2.5% 증가했지만 지난 8월(25.6%)보다는 증가세가 주춤했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98.1이다. 건설기성액과 소매판매액지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전체로는 전산업 생산이 전분기 대비 0.2% 줄었으며 소매판매액지수는 0.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10.1% 증가했고 건설기성은 4.2% 줄었다. 기재부는 이를 두고 대체로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부합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전산업과 광공업 증가 흐름 속에 설비투자와 서비스업은 반등했고, 건설업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지난 7월에 자동차 파업으로 일시적인 생산 충격이 있었고, 8월엔 충격을 만회하는 생산이 있어 반등한 이후 9월엔 반등 후속으로 정상화했다"며 "산업활동동향과 GDP 숫자가 같진 않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연초보다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당초 전망한 (성장률) 숫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으로 미국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사태, 주력산업 업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유의하면서 부문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주력 품목을 지원하면서 하반기 공공 투자를 늘리고 공공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연내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