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CCTV부터 보여달라” 의무 설치 10년…어린이집 교사 ‘시름’

시계아이콘01분 1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오해 부를까…쓰다듬지도 말라’
보육교사 “CCTV, 교육활동 규제”

# 4년 차 어린이집 교사 김모씨(30)는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가 하원한 뒤부터 몸이 아프다며 무턱대고 CCTV부터 보여달라는 학부모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어린이집에서의 일과를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해당 학부모는 아무 말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경찰까지 데려왔다.


결국 CCTV 영상까지 확인한 후에야 학부모는 사과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미 김씨는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돼버린 상태였다. 김씨는 어린이집 CCTV 설치에 대해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 내내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된다”면서 “아동학대로 의심받을 수 있으니 아이 머리를 쓰다듬지 말라는 지침도 받았다”라고 토로했다.


“CCTV부터 보여달라” 의무 설치 10년…어린이집 교사 ‘시름’ 기사 내용과 무관함. 양성평등 기획시리즈 남이섬 어린이집.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AD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가 시행된 지 10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CCTV 열람 과정에서 많은 어린이집 교사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열린유아교육학회에 게재된 논문 ‘CCTV 설치 유무에 따른 어린이집 교사 인식 차이와 직무스트레스 차이’에서 CCTV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 교사들의 응답을 살펴보면 CCTV를 교육활동의 규제로 인식한다는 문항의 평균이 5점 만점 중 3.54로 집계됐다.


이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어린이집에서 재직 중인 교사들의 답변(3.29)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한 어린이집에 CC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답변은 2.74로 다소 낮은 편이었으며, CCTV가 미설치된 곳에 대한 근무 선호도는 3.37로 비교적 높게 분석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교육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 송파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한모씨(56)는 “웬만하면 교사와 학부모 사이가 틀어지지 않도록 가운데서 대화로 오해를 풀기 위해 애쓰지만, 학부모님들이 CCTV부터 보자고 따지시면 정말 곤란하다”며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자신감, 자존감도 떨어지고 아예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할 정도로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6년 차 교사 이모씨(29)도 “아이들을 훈육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면 아이가 도망가거나 장난을 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럴 때 팔이나 몸의 일부를 잡고 이야기하는데 이게 자칫 나중에 CCTV 영상에서 아동학대로 비춰질까 무섭다”고 털어놨다.


“CCTV부터 보여달라” 의무 설치 10년…어린이집 교사 ‘시름’ CCTV. 365일 24시간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문가들은 CCTV 설치가 의무화된 만큼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명예교수는 “보통 학부모님들의 감정이 격해진 상태이다 보니 CCTV 열람 요청 과정에서 교사를 함부로 대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열심히 일하던 교사들이 현장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CCTV 열람 과정에서 교사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D

정혜경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부위원장도 “어린이집 CCTV는 분명 순기능이 있으나 영상을 확인하고 수사와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사건을 함께 들여다봐 주는 객관적인 중재 기구가 설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