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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비즈 인사이트]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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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시니어비즈 인사이트]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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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콘텐츠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 웨이브와 같은 OTT(Over-The-Top) 업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소비하는 사회에서 독특하고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제작할 수 있느냐는 OTT 기업들의 생존전략이 됐다.


과연 OTT 업체에만 콘텐츠가 중요할까?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요소들이 산업구조의 변화를 촉진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도 이미 디지털 전환이 이뤄졌다. 콘텐츠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됐다. 심혈을 기울여 고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시대에 도달했다.


2015년 미국의 렌데버(Rendever)는 고령자를 위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기기 및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신체적 활동이 어려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유튜브나 구글 지도 등에 있는 영상과 사진, 로드뷰 등을 VR을 통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령자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정신적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실버산업분야에 도입시킨 대표적인 회사가 됐다.


그러나 렌데버가 초기 VR기기를 실버타운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에 대여·판매한 이후 많은 기관에서 한 달 정도 사용하고 반납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한 달 정도 사용해보니 더는 볼 내용, 즉 신규 콘텐츠가 없어 사용을 취소한 것이다. 그 이후 렌데버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다수 채용해 동영상 OTT 업체처럼 매달 여행, 게임, 운동 등 다양한 신규프로그램을 만들어 신규프로그램 목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저자가 만난 렌데버의 카일 랜드(Kyle Rand) 대표는 이젠 엔데버를 고령자용 VR기기 회사가 아닌 콘텐츠 회사로 정의했다. 예를 들면, 엔데버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미국 보스턴(Boston) 지역 유명한 제과점과 협업해서 달콤한 쿠키를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회원들에게 VR 콘텐츠로 제공했다. 또한 고령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의 축제나 스포츠경기 관련 내용 등도 동영상으로 만들어 업데이트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가의 설명이 포함되는 여행 콘텐츠, 명상, 그림 그리기 등을 포함하는 실시간 VR 콘텐츠(RendeverLive)가 매달 날짜와 시간별로 제공되고 있으며, 2021년 타임지(Time)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으로 소개가 됐다.


우리나라도 고령자를 위한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VR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는 재활훈련이나 치매예방 등의 건강관리 콘텐츠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일상생활에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생활 콘텐츠로 확장될 때 시니어 비즈니스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시니어비즈 인사이트]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전환하라 요일별 RendeverLive 명상관련 콘텐츠. 출처=렌데버 홈페이지

시니어 비즈니스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은 디지털 관련 산업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하드웨어 중심의 실버타운 관련 시니어 비즈니스도 콘텐츠 개발 및 확대는 중요하다. 멋진 건물디자인과 편의시설만큼 시니어 입주민들의 노후 행복을 느끼게 할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사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Sun-city)라는 은퇴자 마을은 8개의 골프장과 수영장 같은 멋진 시설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에서는 입주자들을 위한 목공소를 운영하여 재료비만 있으면 직접 의자와 책상 등을 만들어 선물 또는 판매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담해주고 격려해주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은퇴자 마을 입주민들이 소속감을 느끼며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원동력은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다.

 [시니어비즈 인사이트]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전환하라 썬시티 은퇴자마을에서 운영하는 목공소. 출처=썬시티 목공클럽 페이스북

또 다른 예로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미국에 있는 노인주거형태로 ‘자연발생 노인커뮤니티(Nation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NORC)’가 있다. 일명 노크(NORC)라고 불리는데, 기존에 살던 거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지역이 자연스럽게 노인주거단지로 변화된 형태다. 노인들이 일정한 회비를 내면 주민들끼지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 내에서 이용할 수 있어서 지속가능한 자립형 노인자립주거단지라는 특징이 있다. 굳이 실버타운으로 이사가지 않아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우리나라도 관심을 갖고 개발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미국의 NORC에서는 약 100개 이상의 주거서비스들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제공된다고 한다. 공유차량 운영, 공유공간 제공, 건강 및 의료서비스, 취미 및 여가활동, 가사지원 및 주택수리, 반려동물 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 콘텐츠가 기존의 하드웨어인 주거공간에 더해지면서 일반주거단지가 노후에 살고 싶은 주거단지로 전환됐다.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시니어 비즈니스도 이젠 하드웨어 중심에서 시니어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노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콘텐츠 개발 및 활용에 관심을 갖고 공략해야 한다. 다른 곳에 없는 독특한 콘텐츠가 결국 시니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끄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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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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