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4만5000 항만노조 파업
임금인상 및 자동화 갈등
36개 항구 올스톱 물류대란 우려
미국 항만노조가 동남부 지역 항구에서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물류 대란이 우려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노조)가 메인주에서 텍사스까지 항구에서 이날 아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임금 및 자동화 문제를 둘러싼 것으로, 몇 주 이상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고 상품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ILA와 항구 간 계약은 자정에 만료됐다. 이번 파업은 1977년 이후 처음으로 36개 항구가 올 스톱됐다. 뉴욕 인근의 항구에서 하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만 1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자정 직후 필라델피아 항구에서 피켓 시위를 시작했으며, 항구 외부의 철도 교차로에서 원을 그리며 "공정한 계약 없이는 일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노조는 "자동화가 가족을 해친다: ILA는 일자리 보호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트럭을 운영했다. ILA노조 지역 회장인 보이스 버틀러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자동화를 허용하지 않는 공정한 계약을 원한다고 밝혔다. 버틀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해운사들이 운임을 높게 받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비판하고 "이제 그들이 이를 보상해야 한다. 노조가 공정한 거래를 얻기 위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당초 6년 계약 기간에 77%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 격인 미국해양협회(USMX)는 6년간 50% 인상을 주장했다. 현재 ILA 노조 조합원들의 연봉은 8만1000달러를 받고 있지만, 일부는 초과근무를 통해 연간 20만 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
AP는 공급망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소비자들로서는 즉각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파업이 몇 주 이상 지속되면 국가의 공급망에 심각한 혼잡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미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달러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파업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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