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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도 못버는 ‘사장님’ 안할래"…‘자영업 비중’ 20% 무너졌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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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 20% 붕괴…1963년 통계 후 처음
1∼8월 월평균 19.7%…비임금근로자 22.8%·임금근로자 77.2%
자영업자 4명 중 3명꼴 한달에 100만원도 못벌어
20만명 이상은 직원보다 못버는 사장님

직원보다 가난한 업주까지 나오는 등 자영업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자영업 매출도 줄어 월 100만원도 못 버는 ‘사장님’이 속출하고 있다.

"100만원도 못버는 ‘사장님’ 안할래"…‘자영업 비중’ 20% 무너졌다 배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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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30일 통계청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까지 월 평균 자영업자는 563만6000명으로 취업자(2854만4000명)의 19.7%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아직 올해가 4개월 남았지만, 노동시장의 큰 변화가 없다면 연간 비중 20% 붕괴는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비중은 1963년 37.2%에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려 1989년(28.8%) 30%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20.0%로 가까스로 20% 선을 지켰다. 무급가족종사자는 88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1%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임금을 받지 않고 자영업자의 사업체 등에서 일하는 가족·친척을 말한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합한 비임금근로자는 651만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2.8%다.

"100만원도 못버는 ‘사장님’ 안할래"…‘자영업 비중’ 20% 무너졌다 의정갈등의 장기화로 많은 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병원 주변 상권 약국과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근처 약국과 식당들이 있는 거리의 한 식당 앞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 식당은 41년을 영업했는데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다고 주인이 말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을 분석한 결과, 860만9018건(75.1%)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이었다.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꼴로 한 달 소득(종합소득세 신고분)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비중은 1963년 68.5%에서 지속 감소해 올해 22.8%로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데 60여년 만에 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은 한 달 종합소득세 신고분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급 206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이 가운데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소득 0원’도 94만4250건으로 8.2%에 달했다. 개인사업자 폐업률 역시 급증하고 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114만7000여곳이 문을 여는 동안 91만곳(79.4%)이 문을 닫았다. 가게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8곳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폐업률은 2013년(86.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00만원도 못버는 ‘사장님’ 안할래"…‘자영업 비중’ 20% 무너졌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등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입점업체 대표들이 7월 29일 서울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사례를 발표했다. 참석 대표들이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직원보다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허성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귀속 연말정산 대상 사업장 97만1000개 가운데 최고 보수 근로자의 보수 금액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부과한 사업장 수는 전국 21만2000개, 자영업자는 22만7000명이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38조에서 사용자(자영업자)의 보수가 근로자의 보수보다 낮은 경우,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근로자를 기준으로 건보료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즉 사장이 직원보다 덜 벌더라도 건보료는 같은 수준으로 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사업소득 금액이 0원 이하인 경우에는 건보료를 산정할 때 근로자의 최고보수월액이 아닌 평균보수월액을 적용하고 있다.



최고보수 근로자의 보수 기준이 적용된 자영업자들의 연간 건보료 총액은 2222억9400만원으로, 해당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신고한 소득 기준 연간 건보료인 1243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최고보수 근로자의 보수 기준이 적용된 자영업자들은 자신이 신고한 소득 기준 건보료 대비 ▲2018년 29만8000원 ▲2019년 31만9000원 ▲2020년 36만6000원 ▲2021년 39만3000원, ▲2022년 43만1000원 더 많은 금액을 냈다. 허 의원은 "건강보험료는 모든 국민에게 가장 부담이 큰 사회보험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소득 파악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코로나와 경기침체로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중기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꼼꼼히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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