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경남 김해 내덕동 도로서 고립
"119 구조돼…차는 물에 떠내려가 분실"
호우특보가 내려진 경남 김해에서 도로가 침수돼 한 남성 운전자가 차량 보닛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김해 실시간 제네시스 아재 2'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속 사진을 보면 사방이 온통 흙탕물에 잠긴 가운데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차량 보닛 위에 대피해 앉아 있다.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곤 전봇대 기둥과 전선뿐이고 해당 차량 또한 절반쯤 물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경남 김해 내덕동에서 촬영한 사진이라고 전하면서 "도로 앞은 지하차도, 옆은 산이라 물이 갑자기 불어나 피해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 남성을 두고 누리꾼들은 '제2의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서초동 현자'란 2022년 서울 강남 일대가 폭우로 물에 잠겼을 때 체념한 듯한 모습으로 제네시스 G80 차량 위에 올라가 앉아 있었던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게시물 작성자도 이 상황을 알고 있어 제목에 '제네시스 아재 2'라는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이 남성의 구조 여부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다. 이후 '김해 아재'의 친구 A씨가 등장해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을 "사진 속 아재와 함께 김해 금관대로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실제로는 조금 더 긴박한 상황이어서 웃으면 안 되지만 웃음이 조금 나온다"면서 "119구조대원이 친구를 신속하게 구조해줬다"고 말했다.
A씨는 남성이 올라가 있던 차량은 타인의 차라는 사실도 함께 알렸다. 그는 "사진 속 차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떠내려가지 않고 견고하게 주차돼 있던 아반떼"라며 "친구가 차와 같이 떠내려가다가 주차돼 있는 아반떼 위로 올라간 상황에서 사진이 찍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기하게도 친구의 차는 제네시스가 맞지만 물에 떠내려가 버려서 분실됐다"면서 "지금도 비가 오고 있어서 나중에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이 자리를 빌려 아반떼 차주님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멋대로 차 위에 올라가서 죄송하고 덕분에 친구가 살았다"고 인사했다. 또 그는 "이번 홍수로 대부분 물에 잠기고 떠내려가서 절망적이었는데 덕분에 조금 웃었다"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경남 전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경남 지역 평균 강수량은 2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해시 강수량은 367.5㎜였으며, 창원이 464.2㎜로 가장 많았다. 이번 호우의 원인은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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