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만 해도 日 식당 보이콧 움직임"
"요즘은 日 회전초밥집 줄서서 대기"
지난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이후 반일 감정이 거세게 일었던 중국에서 최근 일본의 저가 회전초밥 체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점을 찾다 보니 저가 회전초밥 체인점이 인기를 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불과 1년 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반일 감정으로 넘쳐났고 전국적으로 일본 식당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며 "하지만 요즘 중국 소비자들은 안전 우려를 무시하고 일본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 앞에서 몇시간씩 줄을 서 기다린다"고 중국과 일본 매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일본 TBS 방송은 베이징 쇼핑몰 시단 조이시티 내 지난 21일 문을 연 스시로의 신규 지점 앞에서 수십명의 손님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가게 앞 안내문에는 "대기시간은 최대 180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손님들은 접시당 10∼28위안(약 1900∼5200원)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이후 중국산 제품만 사용한다는 가게의 약속에 끌려 스시로로 모여든다고 설명했다. TBS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후 수산물을 취급하는 일본 식당들은 역풍을 맞아왔다"며 "그러나 일본 음식을 저가에 즐길 수 있는 회전초밥집은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스시로가 이미 중국 전역에 40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더욱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스시로의 총괄 매니저는 차이나데일리에 "고객의 대다수가 대학생과 직장인 등 18∼35세"라고 말했다.
RFA는 "스시로의 베이징 신규 점포가 반일 감정에 맞섰다"고 했다. 이어 "스시로의 인기에 대한 보도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며 "TV도쿄의 관련 보도에는 스시로 매장의 긴 대기줄이 일본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는 일본어 댓글이 달린 반면, 중국에서는 스시로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렸다"고 전했다.
반일 감정 속에도 스시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원인은 중국 경제 둔화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것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 정보 제공업체 치차차의 지난 4월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약 46만개의 요식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두고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이 퍼지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안에서 반일행동이 잇따르고 있다는 말에 "이런 사안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정보 제공을 계속하고 동시에 일본인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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