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모집기간 연장…9월부터 하반기 수련
비응급환자는 응급실 의료비 본인부담 높아져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저조하자 정부가 이달 9일부터 전공의 모집을 재개한다. 사직 레지던트 중 복귀자는 최근 일주일 새 2배 이상 늘었지만, 대부분 수련병원이 아닌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과 응급실 부담을 덜기 위해 비응급환자가 응급센터에 내원할 경우 의료비 본인 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정윤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 연장을 안내했다.
앞서 지난달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는 대상자 7645명 중 104명만 지원해 1.3%의 저조한 지원율을 기록했다. 이에 복지부는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 레지던트 1년차는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차와 인턴은 16일까지 모집한다. 17일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각 병원별 선발 절차를 진행하며,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되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수련 현장에 복귀한 레지던트는 1091명이다. 사직한 레지던트 5701명 중 약 11%인 625명이 종합병원 등에 취업했는데, 이는 일주일 전 258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들은 상당수는 전공의로서가 아니라 병원급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사직한 레지던트 중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참여한 지원자는 모두 91명이다.
정 제1통제관은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모집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가 있다면 이번 추가 모집에 적극 지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대본에서는 최근 응급실에 내원하는 중등증환자가 증가해 평시 수준을 상회하고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제한되는 의료기관과 질환이 많아짐에 따라 응급의료체계 유지 대책도 논의했다.
우선 응급의료체계 유지에 필요한 응급실 인력 확보를 위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분을 활용한 전문의 인센티브 지원과 신규 및 대체인력의 인건비, 당직수당 등을 계속 지원해 전문의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응급의료기관의 촉탁의 추가 채용을 독려하고, 전문의가 부족한 권역·지역응급센터에는 공보의·군의관을 배치하기로 했다.
권역응급센터가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응급센터나 지역 응급기관으로 적극 이송해 업무부담을 줄인다. 특히, 지역응급센터 중 인력이 충분한 기관은 거점 지역센터로 지정해 권역응급센터의 업무를 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증환자, 비응급환자가 권역응급센터를 내원할 경우 의료비 본인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환자 분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반면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생명과 직결된 핵심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즉각 이송해 환자 생명을 보호하고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연계한다.
정 제1통제관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6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정부는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비상진료체계를 공고히 하고, 대형병원의 경영상 어려움도 세심히 살피면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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