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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합병, 이사회에서 재논의해야"…지배구조 개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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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합병 반대 세미나
주주이익 침해·지배주주 지배력 강화
'약탈적 자본거래' 비판

두산그룹이 추진하는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의 합병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각 사 이사회를 다시 열어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두산밥캣에 투자한 해외 펀드 관계자는 이번 합병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주 권익 침해 논란을 일으킨 이번 합병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밥캣 방지법'까지 발의되는 등 두산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두산 합병, 이사회에서 재논의해야"…지배구조 개편 후폭풍 천준범 변호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IFC 더포룸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오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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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범 변호사(포럼 부회장)는 22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각사 이사들은 이사회를 재개최하고 이번 결정이 회사는 물론 주주에 대한 이익이 되는지 상세하게 검토하고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이날 여의도 IFC 더포룸에서 포럼이 개최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 세미나에서 "이번 합병의 핵심은 배출이 183배 차이가 나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이 같다고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두산밥캣은 2023년 기준 매출액 9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한 반편, 두산로보틱스는 매출 530억원에 115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합병비율을 산정하면서 양사 시가총액이 지난 11일 기준 각각 5조2130억원, 5조5291억원으로 비슷하게 나타났고, 합병비율은 1대 0.63으로 정해졌다. 밥캣 주식 100주를 로보틱스 주식 63주로 바꿔 준다는 의미다.


밥캣 주주의 입장에서는 꾸준히 수익을 내는 알짜 주식을 들고 있다가 이를 적자 기업의 주식으로 교환받아야 하고, 그마저도 받는 주식 수도 줄어드는 상황이 됐다.


이날 포럼측은 두산그룹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판단하면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약탈적 자본거래'라고 비판했다.


현재 두산그룹은 '(주)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의 지배구조로, 두산밥캣에 대산 두산의 실질지배력은 13.8%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이 공시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신설 합병회사에 대한 두산의 지분율은 42%로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희석 효과에 따라 68.2% → 42.3%로 줄어든다.


천 변호사는 "만일 두산로보틱스의 공모가로 기업가치를 판단한다면 (주)두산은 18.7% 지분을 갖게 된다"면서 "단순히 지분율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상장 자회사 의무보유 30%를 맞추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사야 하는 의무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주주에게는 이번 분할합병 및 주식교환으로 받게 될 로보틱스 주식의 초고평가 상태 및 하락 가능성이 가장 큰 핵심 위험 요소지만 증권신고서에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부실 기재는 중요한 사항 누락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신고서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 5항에 있다"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을 촉구했다.


"두산 합병, 이사회에서 재논의해야"…지배구조 개편 후폭풍 테톤캐피탈 파트너스(Teton Capital Partners)의 션 브라운(Sean Brown)이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IFC 더포룸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오현길 기자)

특히 이번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된다면 다른 기업 집단에게 선례를 남기게 될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도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가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두산밥캣의 주요 외국계 투자자인 테톤캐피탈 파트너스(Teton Capital Partners)의 션 브라운(Sean Brown) 이사는 "합병 공시 내용을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 보유 주식의 대부분이 희석되는 셈이라 저희 펀드는 공시를 본 직후 지분 대부분을 장내 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은 한 푼 안 내고 지배력을 끌어올리게 됐고, 이사회에서 이런 결재를 한다니 배신당한 느낌을 들었다"며 "주주 소유의 지분율을 희석하는 대신 두산 재벌가에서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밥캣에 대한 그룹의 개입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두산밥캣의 'BB+'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으로 지정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해 상법 개정이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두산밥캣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상장법인에 공정한 합병가액 산정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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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오는 9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분할·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 안건은 주총의 특별 결의가 필요하다. 특별결의 사항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이정현 변호사는 "본건 결의를 무산시키려면 주주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지배주주의 소수 지분이나 일반 주주 찬성표를 고려하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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