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주포럼서 정책강연
"전기에너지·신약·물은 국가안보에서 중요"
SMR 개발 특히 강조…"안정성·유연성 갖춰"
이공계 인재난에는 "데이터 기반 관리·지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높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선 "전기에너지 주권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정책강연에서 "우리나라의 AI글로벌지수가 현재 종합 6위인데, 정부는 3위로 올려보자는 담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기에너지, 신약, 물은 국가안보에서 매우 중요해졌다"며 "액화천연가스(LNG), 석탄에 의한 발전을 멀리하면서 우리 전기에너지의 해외 의존성을 줄여, 국내에서 전기에너지만큼은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무탄소 에너지 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R은 300MWe 규모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대형 원자로에 비해 공장 건설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정부는 최신 원전의 약 5분의 1을 SMR로 짓기로 하는 등 확대 및 보급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SMR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는 사업을 수주하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코 수주를 발판 삼아 우리 SMR 기술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장관은 "SMR은 안정성과 유연성을 갖췄다"며 "앞으로는 SMR에 대한 국가 안보도 강화해야 하고 대형 원전을 공기업이 주도했던 것과 달리, SMR은 민간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께도 정확한 정보를 알릴 수 있도록 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근 이공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인재난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어떻게 하면 이공계 분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공계로 와서 학생들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IT 제도도 개선해서 '나도 미래에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희망을 학생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연계해서 어느 분야로 학생들이 많이 진출하고, 어느 회사로 많이 가는지, 해외로는 얼마나 나가고 국내로는 얼마나 들어오는지, 어느 지역이 투자를 많이 하는지 확인하고 교육부와 탄력적인 제도를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계약정원제 등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장관은 "인재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나갔다가 국내로 들어오면 더 좋은 일"이라며 "정부에선 올해도, 내년에도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연구비 예산을 대폭 늘렸다. 해외로 나갔던 연구자들이 국내로 돌아와서 연구실을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규모를 늘리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아주 우수한 인재가 있다면 금전을 많이 줘서 데려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나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장관은 "AI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도 결국은 반도체 등 하드웨어가 있어야 구현이 된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하드웨어가 바뀌어도 소프트웨어를 잘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제주=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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