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재부 전성시대]①尹정부 떠받치는 '기재부'…임기 3년차 핵심으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4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용산·정부·국회' 길목, 기재부 출신
여소야대 속 '엘리트 공무원' 중용
경제·민생 방점…인사독점 부작용도
1차관은 장관, 2차관은 국회…출세 공식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에 기획재정부(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요직에 포진했다. 그야말로 '기재부 전성시대'다. 4·10 총선 참패로 국정 장악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경제·기획에 강한 엘리트 공무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며 경제 관료 출신을 적폐로 규정해 배척했던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나온다. 관가에선 "능력에 따른 인사"란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직사회의 견제와 균형이 깨질 것"이라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재부 전성시대]①尹정부 떠받치는 '기재부'…임기 3년차 핵심으로
AD
'용산↔정부↔여당' 길목은 '기재부'로 통해

기재부 출신들은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선 내각을 책임지는 한덕수 국무총리(행정고시 8회)와 총리실 2인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행시 34회)이, 여당에선 추경호 원내대표(행시 25회)가 기재부 출신이다. 경제 분야 사령탑인 대통령실 박춘섭 경제수석(행시 31회)도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용산과 여당, 정부를 잇는 길목이 모두 기재부 라인이다. 기재부 수장인 최상목 부총리 겸 장관(행시 29회)까지 모두 행시 선후배로 얽혀 있다.


비경제 부처도 예외가 아니다. 인구 문제와 의료개혁 등 굵직한 현안을 담당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보건복지부의 수장은 기재부 출신 주형환 부위원장과 조규홍 장관이다. 저고위의 경우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도 최한경 전 재정관리국장이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는 인구문제와 의료개혁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기재부가 선택된 셈이다.


차관급에선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주요 외청 수장을 기재부 출신이 맡고 있다. 올 초 승진한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도 기재부 예산실을 거친 '재무통'이다. 심지어 최근까진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차관도 기재부 차지였다. 이달 초 단행된 총선 후 첫 장관급 인사에선 금융위원장뿐 아니라 환경부 장관 후보자까지 기재부 출신이 발탁됐다. 그야말로 전방위 포진이다.


기재부 중용…'경제·민생' 성과 내겠단 의도

윤 대통령이 기재부 출신 관료를 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국정의 방점을 경제와 민생에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총선 패배 후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강행 등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민생 회복으로 여론의 반전을 꾀하겠다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로 정부 손발이 묶여 지지부진한 '연금·노동·교육' 등 핵심 개혁 과제의 추진 동력을 높이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재부가 부처 간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업무를 하는 데다, 예산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도움 없이 개혁과제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재부 관료를 배척했던 문재인 정부는 사사건건 기재부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임기 후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 등 경제 라인을 기재부 관료로 바꿨다.


기재부 관료가 중용되는 데는 업무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도 있다. 좋은 성적으로 행시를 통과해 공직에 입문한 뒤 사무관 시절부터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한 만큼 기재부 고위직은 대부분 기획력, 판단력, 리더십, 자신감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갈수록 정책이 복잡해지고 여러 부처 간 조율이 중요해지는 상황이 기재부의 역할을 더 키웠다.



[기재부 전성시대]①尹정부 떠받치는 '기재부'…임기 3년차 핵심으로
1차관은 장관, 2차관은 국회…'승진 공식'

공직사회에선 기재부를 거친 '에이스' 관료가 탄탄대로를 걷는 것이 이미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1차관 라인은 정책, 금융 파트를 책임지기 때문에 장관급으로 승진하거나 경제 사령탑을 맡는 경우가 많다. 추경호 원내대표, 최상목 부총리, 주형환 부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등이 1차관을 지냈다. 통상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많이 거치는데, 이번 정부에선 김병환 후보자가 용산에서 1차관을 거쳐 금융위로 갔고, 후임인 김범석 비서관도 최근 1차관으로 발탁됐다.



2차관 라인은 예산을 총괄해 공직 '최고 실세'로 꼽힌다. 정치권으로 많이 진출한다. 22대 국회에선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차관 출신이다. 김용진 전 2차관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김완섭 전 2차관은 이번 총선에서 떨어지고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되는 등 낙선 후에도 중용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