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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제주 대신 강원도"…물가 잡은 덕분에?[조선물가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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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서핑은 양양서, 기차여행은 강릉으로
제주, 더딘 관광객 회복세…'비계삼겹살' 악재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휴가지로 강원도를 선호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반면 대표 관광지로 꼽혔던 제주도는 '비싼 물가' '비계삼겹살 논란' 등 오명에 휩싸이면서 국내 여행 최우선 선호지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의 휴가 계획 조사 결과(전국 20~69세 남녀 3000명 대상)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 기간 중 여행 계획을 세운 응답자의 1687명 중 70.8%는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로는 강릉, 속초, 양양 등이 포함된 강원도(31.3%)가 가장 높았고 이어 제주(18.1%), 부산(9.1%) 순이다.

"여름휴가 제주 대신 강원도"…물가 잡은 덕분에?[조선물가실록] 경기 양양군 기사문해수욕장. 사진출처=양양군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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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인기는 국내 최고의 서핑 명소로 꼽히는 양양군이 견인했다. 양양군은 '비치 클럽'이 늘면서 젊은 세대의 '핫플(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또 다른 인기 도시인 강릉은 접근성이 좋아 기차나 대중교통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가성비 여행' 트렌드 속 강원도의 물가 흐름이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강원도는 이전부터 제품, 서비스 가격이 높게 반영되는 관광도시의 특성 탓에 전국보다 높은 물가로 악명이 높았다. 지난해 1~5월 강원도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 5.2%, 4.5%, 3.8%, 3.3%로 동기간 전국 물가상승률 5.0%, 4.7%, 4.2%, 3.7%, 3.4%와 비교할 때 높았다. 특히 2022년 7월의 경우 강원도의 물가 상승률은 7.6%로 치솟으며 전국 상승률보다 1.3%포인트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는 전국 평균과 격차를 줄이며 여행 가성비가 좋은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강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5%, 2월 3.1%, 3월 3.2% 4월 3.0%, 5월 2.7%다. 같은 기간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1월 2.8%, 2월 3.1%, 3월 3.1%, 4월 2.9%, 5월 2.7%와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여름휴가 제주 대신 강원도"…물가 잡은 덕분에?[조선물가실록]

강원도도 관광객 잡기에 분주하다. 강원도는 소비자물가상승률 2% 안착을 위해 ▲물가안정 관리체계 구축 ▲농수축산물 가격안정 ▲서비스업 가격안정 ▲ 대중교통 이용 지원 및 관광 분야 불공정행위 제한 등 4대 분야에 대해 총력대응에 나섰다. 또 18개 시군과 물가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도와 시군, 소비자 단체로 구성된 점검 TF를 꾸려 지역축제 기간 바가지요금 근절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도에 밀리고 일본에 치이고…'관광 제주' 위기감 지속

반면 대표적 휴양지 제주도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제주도는 강원도에 이어 '가고 싶은 여행지' 선호도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관광객 회복 속도가 더디다. 올해 내국인 관광객입도현황을 보면 1월 95만3547명으로 전년동월(101만6716명) 대비 6.2% 감소했다. 2월, 3월, 4월 역시 전년 동월보다 관광객이 감소했는데, 지난해 2월 104만1370명에서 올해 90만3856명으로 13.2% 감소했고, 지난해 3월 103만9783명에서 올해 93만980명 10.5% 줄었다. 4월은 111만5662명에서 105만7080명으로 5.3% 떨어졌다.


"여름휴가 제주 대신 강원도"…물가 잡은 덕분에?[조선물가실록]

앞서 '비계 삼겹살' 논란 등 먹거리 물가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가 불거진 것이 '관광 제주'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제주의 한 유명 흑돼지 식당의 '비계 삼겹살'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된 이후로 잇따라 다른 제주도 식당에서 '비계 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그뿐만 아니라 '바가지 논란'이 반복되면서 "제주도 여행 비용이 해외여행의 반값이라도 가지 않는다"고 하는 여행객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런 악재로 제주도 관광 계획·방문 점유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지표 추이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소비자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여행 경험률'은 9%로, 해당 지표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일제히 최저치로 떨어졌다. 2021년(관심도의 경우 2022년) 찍었던 최고치 64%, 22%, 12%에 비하면 3분의 1이 빠져나간 것이다.


제주에 대한 떨어진 관심도의 반사이익은 강원도가 얻었다. 계획·방문 점유율에서 제주·강원도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는데, 제주는 계획에서 9%포인트(22%→13%), 방문에서 3%포인트(12%→9%) 뒷걸음쳤지만, 강원은 각각 2%포인트(계획 21%→23%)와 1%포인트(방문 19.5%→21.3%) 상승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를 이탈한 많은 여행자 중 적지 않은 사람이 강원을 선택했음을 짐작하게 한다"며 "제주도의 침체가 강원도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바가지' '불친절' '비계 삼겹살' 오명을 쓴 제주도는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제주도는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관광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환 제주지사는 "관광업계의 위기 의식이 높은 만큼 면밀한 분석과 진단이 중요하다"며 "비상한 각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의지를 다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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