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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화, 사업성 확보 중요…지자체 신중히 판단해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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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부지 개발이익으로 비용 충당, 사업성이 관건
서울 내 국가철도 지하화 사업비 32조 추산
"건축물 제한·용적률 완화해 민간 참여 유도해야"

지난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철도지하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졌지만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추가 재정지원 없이 철도부지 개발사업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주민 지지를 얻기 어려운만큼 추진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지하화, 사업성 확보 중요…지자체 신중히 판단해야" 서울 용산역 인근에서 전철이 오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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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 만으로는 부족' 보고서를 통해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철도지하화사업은 법적 요소 뿐 아니라 재정·기술·환경·사회적 요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은 통합개발 추진을 위해 각종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도시철도 제외) 중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에 따라 고시된 노선이다. 철도지하화와 철도부지 개발사업을 통합 시행하는 것을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로 정의하고 있다. 철도부지개발사업은 공공주택사업과 도시개발사업, 역세권개발사업 등을 말한다.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시행에 필요한 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며, 철도지하화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철도부지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상 철도부지를 사업시행자에게 출자하면 시행자가 이 부지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지자체 재정지원 등을 통해 지하에 철도를 건설한다. 사업시행자는 지상 토지를 민간에 매각하거나 철도부지와 인접한 지역을 고밀 복합개발해 주택·상업·오피스 등으로 분양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의 하나로 철도지하화를 제시하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월 전국을 대상으로 지하화 노선과 상부 개발 구상, 철도 네트워크 재구조화 등을 담은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지자체가 제안한 사업 중 완결성이 높은 구간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철도가 지하화되면서 생겨난 지상 부지를 개발하려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하는 만큼 막대한 사업비 투입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 내 국가철도구간 71.6㎞에 대한 지하화 사업비를 32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부산시는 화명-부산역 19.3㎞ 구간 공사에 대해 8조3000억원, 대구시는 경부선 예상 사업비를 8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철도지하화, 사업성 확보 중요…지자체 신중히 판단해야" 8일 오후 서울 용산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제안 가이드라인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철도지하화 비용을 상부부지 개발 이익으로 충당해야하는만큼 상부부지 개발 사업성 확보가 필수다. 최근 공사비 원가가 올라 향후 사업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상부부지 상업시설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확보될 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다.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에서는 국유재산 출자를 제외하고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 방안은 포함돼있지 않다.


구세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은 통합개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역주민 지지를 얻기 어렵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리해 지역 주민에게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사업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지자체는 사업계획을 축소하거나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도부지 대부분이 좁고 긴 선형이어서 단독 개발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자체는 철도부지 인근 지역을 포함해 상부 공간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수립해 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구 입법조사관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의 특례 규정인 건축물 건축 제한 완화, 용적률 ·건폐율 완화, 부담금 감면 등을 검토해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의 효과를 명확히 반영할 수 있는 투자평가체계 개선도 필요하다.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철도부지는 국유재산이어서 간접 재정지원 형태로 볼 수 있고 공공의 이익 실현을 실현할 수 있도록 활용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 입법조사관은 "지자체가 비용을 사업시행자에게 보조할 경우 지방재정법상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데 경제적 타당성 뿐 아니라 상부부지 개발 편익, 지역간 단절 해소, 노후환경 개선 등 사회·환경적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도지하화는 신규 철도 건설에 비해 기술적으로 고려해야할 점이 많다. 기존 노선 운행에 영향을 주지 않고 노선 아래 지질 구조나 지하 구조물을 고려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도심지역 철도 노선 공사 중 주변 지역 교통 혼잡, 지역 주민 불편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철저한 사전조사를 실시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자체들이 사업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선별 기본계획을 설계하는 방안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구 입법조사관은 "사업성만 과도하게 추구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나 환경보호,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이 희생될 수 있다"며 "통합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익을 향유함에도 사업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주변지역 토지소유자들로부터 개발 이익을 적절히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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