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절차…추후 유죄 인정할 것"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 2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가 법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부 심리에서 검찰이 기소한 은행 사기와 허위 소득 신고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일 뿐 추후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고 미즈하라 측은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미 지난 5일 연방 검찰에 유죄를 인정하면서 형량 협상을 한 바 있다. 유무죄 평결을 위한 대배심 회부 권리 역시 포기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2억6000만원)를 빼내 이체하면서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2년간 자신의 범죄를 은폐해 왔다. 오타니는 계좌 개설 후 3년간 단 한 번도 온라인으로 계정에 접속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약 56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는 등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미즈하라는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약 1700만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7000만원)의 세금과 관련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금액은 법원 선고 전에 변경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4200만달러를 따고 1억8300만달러를 잃어 순손실액이 약 4100만달러(약 560억90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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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가 자신의 도박 중독 사실을 처음 고백한 건 지난 3월 20일로, LA 다저스팀이 MLB 개막전 참여를 위해 서울에 온 시점이었다. 당시 LA 다저스는 미팅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미즈하라는 자신의 도박 중독을 고백했고 사죄했다. 오타니는 이때 처음으로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빠져 있었으며, 거액의 빚까지 진 사실도 알았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도박 빚은 네가 갚아준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부탁을 즉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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