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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가족의 탄생'...중장년들의 대안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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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가족의 탄생'...중장년들의 대안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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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家庭)은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이란 뜻이고,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란 뜻도 있다. 그간 우리에게 가족은 삶의 근원이고 소속감과 연대 의식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1인 가구가 대세가 됐지만, 여전히 ‘밥 한번 같이 먹자’는 것은 의미가 있다. 밥은 우리를 연결하기 때문이다. ‘식구(食口)’란 단순히 한솥밥을 먹는 사람이 아니라 생존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공간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 과정은, 그 집안만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소통하는 시간이라,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도 있다. 요즘 시니어 세대를 연구하느라 인터뷰를 하다 보면, ‘같이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들 하신다.


실버타운에서 들은 얘기다. 보증금과 월세가 상당한 곳이다. 이곳에서 서열은 부유함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단다.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배려를 잘하는 시니어가 인기다. 어느 날, 이사 오자마자 자식들이 전부 출세했다고 자랑하던 어르신이 있었다. 첫째는 의사, 둘째는 유명 IT 기업에 다니며 돈을 잘 번다고 한다. 용돈은 두둑이 송금했는지 알 수 없지만, 특별한 날에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주거 공동체에서 자랑거리는 똑똑하고 잘난 자식이 아니다. 나눠먹을 수 있는 소소한 간식을 수시로 보내고, 부모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어 찾아오는 이다. 그래서 시니어 자산가들일수록 반드시 가족들과 밥 먹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자녀들이 찾아올 때마다 상속 지분을 늘려주는 것이 유행이다.


가족이란, 혈연 공동체이자 살림살이를 함께 하면서 사회를 뒷받침하는 경제 공동체다. KAIST 이광형 총장은 '미래의 기원'이란 책에서 “인간을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와 구분 짓는 특징 3가지는 직립 보행, 털 없는 피부와 함께 가족을 사회 구성단위로 한다는 것”이라 했다. 이 세상 누구도 혼자 태어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아기들은 타인의 돌봄 없이는 생존할 수도 없을 만큼 미약해 가족제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 형태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일반적이던 대가족이 핵가족화하다 핵개인화 시대까지 왔다. 2023년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약 2370만 가구 중 1인 가구가 약 750만으로, 34.5%였다. 뒤이어 2인 가구 비율이 28.8%를 차지했다. 정부는 혈연관계인 가족을 늘리려는 ‘저출산 정책’이 쏟아져나오지만, 가족 없이 ‘혼자’, ‘홀로 사는’ 삶의 방식이 표준이 됐다.


‘정상’ 가족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어찌보면 이 시대 현실에 맞는 합리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모색되고 있다.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사는 것이 아닌, 일부 살림을 함께 하는 공동체들이다. ‘돌봄’ 혹은 ‘나눔’ 공동체가 생겨나 소외된 점들을 잇고 있다. ‘새로운 가족’ 만들기 트렌드다. ‘독거노인’부터 중장년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대안 가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부산에는 ‘도란도란 하우스’가 노인 공공·공유주택으로 문을 열고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지역주민과 입주민이 서로를 환대하며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잔치를 열고 음식을 나눠먹는다. 창원에도 ‘완월달빛 사회적 주택’이 있다. 오랜 기간 이웃이던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게 나이 들어가기 위한 공동체를 꿈꾼다. 적산가옥을 활용해 각자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공동 공간에서 찬거리를 나눈다. 공동육아를 위해 시작됐던 성미산 마을도 세월에 따라 나이를 먹었지만, 이웃이 가족과 같은 공동체다. ‘남의 집’이란 플랫폼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마흔 전후 모르는 사람들이 친구가 아닌 사람 집에 놀러가 일회성이지만 모여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신다.


혼밥, 혼술, 혼행(혼자 하는 여행), 혼영(혼자 보는 영화)처럼 우리네 삶은 빠르게 자유와 주체성을 추구하며 또 경제적인 이유로 개인화되고 있다. 편리해진 부분도 있지만, 외롭고 고독해졌다. 인간은 실상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홀로 사는 삶에서 다시 공동체, 커뮤니티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연대하고 결합하고 삶을 나누는 일은 큰 즐거움이다. 행복이란, 어쩌면 식구들이 매일 오붓하게 같이 밥 한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는 지속적으로 사회변화와 함께 진화해가겠지만, 이번 달은 소원했던 가족들과 밥 한끼를 나누며 북적이는 시간과 정(情)을 채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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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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