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미시건대 로스경영대학원 조사
유권자 58% "바이드노믹스 지지 안해"
미국인 유권자 10명 중 8명은 가장 큰 경제 문제로 인플레이션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과 강력한 고용에도 높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오는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난항이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미시건대 로스경영대학원이 지난 2~6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오차범위 ±3.1%포인트). 지난달 55%에서 3%포인트 상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바이드노믹스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됐다고 한 응답자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하락한 28%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률과 고용에도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인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식료품, 휘발유와 같은 품목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유권자 가운데 80%는 가장 큰 재정적 스트레스로 물가 상승을 꼽았다. 지난달 79%에서 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들어 강세를 지속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월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2.6%)와 전월 상승폭(2.5%)을 모두 상회한 것은 물론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도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외에도 응답자의 49%는 소득 수준에 대해 우려했다. 주택 임대료를 가장 큰 재정적 문제로 꼽은 응답자는 32%였다. 전월 대비 각각 4%포인트, 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선거 전 금리를 내리더라도 차입비용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체감 효과 역시 낮을 전망이다.
매트 그로스먼 미시간 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 ABC 뉴스에 "높은 금리는 경제 성장을 억제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은 "유일하게 알려지지 않은 일정으로, 경제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 늦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정책에 있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신뢰한다는 것도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응답자의 43%는 경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35%에 그쳤다. 유권자의 16%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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