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엑사원' 활용 연구
韓 AI LLM 스타트업 긍정적
내달 포럼서 AGI 미래 조망
기업 최고 경영자(CEO)가 임원 회의가 아닌 인공지능(AI)이 제시한 시나리오를 보고 인수합병(M&A)을 결정할 수 있을까.
임우형 LG AI연구원 데이터 인텔리전스랩장 상무는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AI연구원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는 기업 고위 경영진이 AI로 M&A 같은 큰 의사결정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LG도 몇 년 안에 '엑사원'을 활용해 뭔가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엑사원은 LG가 만든 초거대 AI 모델이다.
임 상무는 "아직은 여러 요소별 소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국 초거대 AI 모델이 경영 판단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의 시의성, 정확성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이라며 "시계열 예측을 비롯한 다양한 예측 모델,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를 최적화하는 모델 등을 AI연구원이 제조·경영 현장에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상무는 AI 예측, 최적화 기술을 연구하고 그룹 관계사와 함께 관련 과제를 수행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랩' 조직의 수장이다. 플랫폼, 소재 개발 작업과 '비전 AI' 연구조직도 관리한다. 비전 AI는 명령어 위주로 돼 있는 '컴퓨터 비전'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을 결합한 기능을 뜻한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 주도로 전자, CNS, 유플러스 등 관계사 스마트 공장 업무 효율과 제조 수율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 중이다. 임 상무는 "예를 들어 LG AI 연구원은 LG전자 고객센터용 AI 연구 과제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며 "LG그룹 차원에서는 배터리, OLED 소재 개발, 신약 등 관계사 주요 사업 공정 과정에 AI를 적용, 불량품을 미리 감지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임 상무는 한국 AI 시장에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생기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퓨리오사AI, 사피온, 리벨리온 등 AI반도체 스타트업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AI 기업 마키나락스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 서비스 등 다채로운 AI 공급망을 갖춘 점도 한국 시장의 특징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원천 기술과 투자 규모에서 미국, 중국에 밀리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 상무는 "GPT의 근원이 되는 '트랜스포머 알고리즘' 등 원천 기술은 구글 딥마인드, 메타 등 미국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 밀린다"며 "미국, 중국 투자 규모가 너무 압도적으로 큰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임 상무는 내달 22일 아시아경제가 주최하는 미래기업포럼 패널로 참석해 AI시대를 평가하고 범용인공지능(AGI)의 미래를 조망한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AI 산업이 이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지 예상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현실화된 만큼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룬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AI는 기술자만의 언어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언어이며 휴대폰처럼 언제나 옆에서 함께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포럼에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기업포럼은 다음 달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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