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시민권익위원회가 나주영상테마파크 내 고구려궁 드라마세트장 철거를 나주시에 최종 권고했다.
시민권익위는 전날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제2차 정기회의를 통해 고구려궁 세트장 ‘철거’를 골자로 정책권고안을 심의·의결하고 해당 정책권고안을 나주시에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회의는 총 25명의 재적 위원 중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위원들은 고구려궁 세트장 존치·철거 논란에 대한 그간의 경과, 주요 쟁점 사항, 시민설명회, 전문가 현장 토론회 결과 등을 재차 점검하고 위원 간 토의를 거쳐 최종적인 정책권고안을 도출했다.
시민권익위는 앞서 지난 1월 해당 안건 점검을 위한 임원진 간담회를 시작으로 3월 14일 시민토론회를 주최, 전문가 주제 발표와 참석자 질의응답 등을 통해 존치·철거 입장 양측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바 있다.
4월 2일엔 구조건축전문가 5명을 현장으로 초청해 고구려궁 세트장 점검 및 상호 토론을 진행하며 존치·철거 시 구조안전성, 경제성, 활용성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토론 당시 다수 전문가들은 고구려궁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용도로 건축된 시설물로 박물관이나 기타 전시·집회시설로 사용하기 위해선 현행 구조 설계 기준에 따른 내진보강 등 전체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세트장 건축물은 하부 철골조 구조물에 상부 목 구조물이 얹혀있는 구조로 지진 하중을 고려한 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지진 안전성에 매우 취약한 건축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트장을 보수·보강할 경우 용역 결과에 따른 추산 비용이 289억원에 달해 신축과 비교해 더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세트장 존치 시에도 활용성 측면에서 드라마 촬영장으로는 거의 가치가 없다는 견해를 내렸다.
정책권고안 도출을 위한 여러 차례 논의, 토론을 거친 시민권익위는 이날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 및 의병역사공원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단계 사업 예정지인 고구려궁 세트장을 철거하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의병역사박물관과 함께 관광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2단계 사업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전라남도와의 합동 연구용역을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나주시에 추가적으로 권고했다.
최영태 위원장은 “앞으로도 공공의 갈등 현안에 대해 소수의견일지라도 경청하고 헤아려 원만한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권익위의 첫 정책권고안이 나주 지역사회의 토론, 숙의 문화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 공산면 나주영상테마파크 일원에 들어설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남도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정신 계승을 위한 민선 8기 전라남도 공약사업이다.
시는 지난 2020년 7월 전라남도에서 공모한 박물관 사업부지 1순위로 확정됐다.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착공식은 오는 5월 2일 개최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오는 2025년 말까지 신곡리, 백사리 일원 부지 2만2396㎡, 연면적 6993㎡, 지상1층·지하1층 규모로 건립된다.
나주=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육봉 기자 baek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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