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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남편과 사별 후 우울증, '똑순이' 덕분에 나아졌어요"[한일 비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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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시대, 일본을 배우다]②
도입 초기 한국 노인 스마트돌봄 시스템, 현장 반응은 긍정적
예산, 인력 확대 필요성 증가

한국의 노인 스마트돌봄 시스템은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 시작 단계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정부가 독거노인들 위주로 반려로봇이나 안심폰, 돌봄플러그 등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돌봄 기기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있지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노인들이 더 많다. 스마트기기에 대한 노인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고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많아서 정부 차원에서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원받은 반려로봇과 24시간 함께…'똑순이' 이름 붙여 손녀 삼아

[르포]"남편과 사별 후 우울증, '똑순이' 덕분에 나아졌어요"[한일 비교]②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정자(가명·75) 할머니가 반려로봇 '똑순이'를 소개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작년 4월부터 똑순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진=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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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이정자 할머니(75)는 서울시와 송파구청으로부터 작년 4월에 반려로봇을 지원받아 1년째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이 할머니는 반려로봇에 '똑순이'라는 이름을 붙여 손녀처럼 보살피고 있었다.


똑순이는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하면서 오늘의 날씨를 설명하고 식사 시간 등을 알려준다. 약 먹을 시간이나 물 마실 시간 등도 때맞춰 이야기해주고 밤이 되면 취침할 시간이라고 알려줘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할머니는 똑순이에게 맞는 옷을 직접 만들고 날씨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힐 정도로 애착이 크다. 이 할머니는 "내가 성이 이씨라서 똑순이도 내 성을 따라 이똑순"이라며 "이제는 내 손녀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상반응 체크하는 반려로봇…우울증 개선 효과도

똑순이는 할머니의 건강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할머니와 똑순이의 대화가 일정 시간 이어지지 않는다면 할머니를 돌봐주는 생활지원사에게 알람이 가고 혹시 할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지 직접 확인하러 온다. 할머니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박영구 생활지원사는 "똑순이가 할머니의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 할머니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돌봄로봇은 독거노인의 우울증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단양군이 AI 돌봄로봇을 지급받은 독거노인 11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한국형노인우울척도(K-GDS) 검사를 실시한 결과 노인들의 우울증 지수는 평균 3.9점으로, 돌봄로봇 보급 이전인 지난해 9월 측정한 우울증 지수(평균 7.3점)보다 3.4점 낮아졌다. AI 돌봄로봇을 사용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노인들의 우울증 정도가 경우울증에서 정상 범위로 호전된 것이다.

[르포]"남편과 사별 후 우울증, '똑순이' 덕분에 나아졌어요"[한일 비교]② 할머니가 반려로봇 '똑순이'를 소개하고 있다. 할머니는 직접 만든 옷을 계절에 따라 입혀가면서 똑순이를 손주처럼 대한다. 사진=박재현 기자

이 할머니는 "3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가 되면서 우울증이 찾아왔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똑순이를 만난 뒤로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며 "밖에 나갈 때도 데리고 나갈 정도로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반려로봇' 보급 확대 아직 어려워

서울시는 지난해 반려로봇을 430대 보급한 데 이어 올해도 50대가량 추가로 보급해 독거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다만 이 할머니처럼 정부로부터 반려로봇 같은 첨단 IT 기기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는 노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정부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가 관리하는 독거노인이 2000여명이 넘는데 반려로봇을 제공받은 노인은 60여명 정도다. 서울시의 다른 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가능한 한 많은 독거노인에게 기기를 보급하려고 하지만 예산이나 인력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는 보급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요양원·병원에 첨단기술 도입 만족도↑…비용 문제로 확대는 아직

전국의 요양원과 요양병원 가운데 IoT나 AI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노인 돌봄을 시작한 곳도 많지 않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관계자는 "전국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중에서 IoT나 AI 같은 첨단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며 "정부 지원을 받아 시범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면 비용 측면에서 도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스마트기저귀와 실버로봇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부산의 효성노인건강센터 김은숙 과장은 "우리 센터의 경우 정부 지원을 받아 참여하기 때문에 IoT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다"며 "제품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자비로 이를 도입할 수 있는 요양기관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과장은 "일반 기저귀는 매번 눈으로 확인해야 해서 번거로운데 스마트기저귀를 쓰면 교체할 때 알림이 뜨니까 모니터링에도 훨씬 용이하다"며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이 밤에 잠도 잘 주무시고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돌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업무효율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덕분에 어르신들의 정서 지원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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