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의 러시아 정유소 공격
OPEC+ 원유 수출 제한 지속
주요 산유국 공급 요인 커져
중국 경제지표 호조
글로벌 원유 수요는 상승 전망
국제 유가가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에 올랐다. 주요 산유국의 담합과 지정학 우려로 공급 제한 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원유 수요는 늘고 있는 탓이다.
18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55달러(1.8%) 오른 배럴당 86.89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68달러(2.1%) 오른 82.72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와 WTI는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15% 뛰었다.
최근 상승분은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러시아 정유 시설에 타격을 가한 데 따른 지정학 우려가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주 러시아 랴잔, 크스트보, 키리시 소재 정유소 3곳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전날에는 크라스노다르주의 슬라뱐스크 정유 공장이 타격돼 화재가 일어났다. 해당 정유공장은 하루 17만배럴가량의 원유를 처리한다. 앞서 러시아 중부 사마라 지역의 시즈란 정유공장에도 화재가 난 바 있다.
SPI에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의 정유 시설 타격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원유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게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1~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늘어 예상치(5.0%)와 작년 12월 증가율(6.8%)을 웃돌았다. XS닷컴은 투자 메모에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일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주요 산유국의 수출 제한 조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라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 감산 합의에 따라 향후 원유 최대 수출량을 하루 330만배럴로 막았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 들어서도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해 여름이면 원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유가가 더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치를 하루 120만배럴에서 130만배럴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OPEC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에 달할 거라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10달러 상향 조정한 90달러로 제시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