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발표 "美 안보에도 이점"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이날 "강력한 의지를 갖고 US 스틸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US스틸이 세대를 아우르는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완벽한 파트너가 되겠다"라며 "법치주의와 적법한 절차에 따른 미국 정부의 객관적인 판단을 기다린다"고 요청했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의 효용성을 조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인수 목적에 대해 "US스틸을 강화해 미국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기 위함"이라며 "US스틸뿐만 아니라 미국의 노동조합, 철강 산업, 나아가 국가 안보에도 분명한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US스틸에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공표했다. 이는 기존 협약보다 140% 늘어난 수준이다. 인수 후 구조 조정 우려에 대해서도 2026년 9월까지 정리해고나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US스틸은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한 미 제조업의 상징과도 같은 업체다. 조강생산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이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미국 내에서는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과 철강노조(USW) 등 노동계의 반발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전날 성명을 통해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 회사였다"며 "미국 기업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인수에 반대했다. 오는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그는 "미국인 근로자들에 의해 가동되는 강력한 철강회사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자 표심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지난 1월 "재임 동안 철강 산업을 살려냈는데 이제 와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는 것은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US스틸 경쟁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경영진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결렬될 경우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최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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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은 오는 4~9월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인수에 반대하는 미국 철강노조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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