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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급 공사비 폭등"…1300억원 올려도 남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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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전쟁·파업에 공사비 4년만에 30% 올라

건설업계 "4~5년전 계약건들이 가장 문제"

공사비 천억 넘게 올려도 겨우 손해 면하는 수준

"천재지변급 공사비 폭등"…1300억원 올려도 남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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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장위 6구역 조합은 대우건설과 협의해 공사비를 1300억원가량 인상했다. 2019년 7월 당시 계약금액은 3231억6000만원이었는데, 이번에 4516억2800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3.3㎡당(평당) 계약금으로 따지면 426만원에서 583만7000원으로 상승했다. 공사비 인상을 반대했던 조합이 건설사와 줄다리기를 하며 우여곡절 끝에 1300억원 올리는 데 합의했지만, 대우건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공사비를 올려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이 4~5년 전 수주한 정비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약대로 건설하면 적자가 불가피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비를 올린다고 해도 수익까지 챙기기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도급순위 기준 국내 5대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원가율(누계기준)은 92.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90% 대비 2.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공사비 증가에 매출원가 확대
"천재지변급 공사비 폭등"…1300억원 올려도 남는게 없다

공사비 상승에 따라 건설사들의 매출 원가는 크게 늘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월(118.30) 대비 올해 1월(154.64) 건설공사비지수는 30.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153.22)에 비해서는 0.93%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강태경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달 대비 상승 기여도가 가장 큰 품목은 근로자 보수였다"며 "인력 공급과 알선, 레미콘이 그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장위6구역 외에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계약금도 정정공시했다. 2020년 8월 2432억8400만원에서 현재는 5226억6100만원으로 올렸다. 물가 상승에 따라 공사비를 증액한 영향이 컸다. 이 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의 시공 지분이 35% 정도였는데, 이번에 50%로 높아지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에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한 곳들은 공사비 인상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고 손해가 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입찰을 하지 않으면 된다"며 "하지만 4~5년 전 계약건들은 실행해야 하는데, 계약 당시와 현재 공사비 차이가 엄청나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건설사 입장에서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이고, 공사가 진행이 안 되면 조합원들도 입주가 늦어지기 때문에 이번 계약금 인상은 함께 고통 분담을 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를 두고 ‘울며 겨자 먹기’라 평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시세대로라면 재개발 공사비가 평당 최소한 800만원은 넘어야 수익이 나고 900만원을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조합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수익을 남기진 못해도 일감은 유지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 정비사업 ‘몽땅’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올리면서 총공사비 4295억원을 제시했다. 3.3㎡당 920만원 수준이다.


공사비 증액 위해 거리 나서기도
"천재지변급 공사비 폭등"…1300억원 올려도 남는게 없다

공사비를 증액해야 하지만, 발주처와 협상에 실패하면서 거리 시위에 나서는 곳도 생겼다.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건설을 2020년 수주해 지난해 4월 준공했다. 갈등은 쌍용건설이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71억원을 더 달라고 KT에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을 포함한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사고들로 인해 공사비가 추가 투입됐다"는 게 쌍용건설 측의 주장이다.


쌍용건설 직원들은 지난해 10월31일 KT 판교 신사옥 앞에서 1차 집회를 했다. 지난 12일 2차 집회 의사를 밝혔다가 현재 KT와 막판 협상 중이다. KT는 도급계약서에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공사비 인상을 거부해왔다.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인상 갈등이 빚어지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현재 SH는 재건축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아파트’, 재개발은 성동구 행당동 ‘행당 제7구역’을 대상으로 공사비를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상 추후 공사비 증액은 시공사에 유리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그런데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실적이 고꾸라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비하려면 공사비 손해를 최대한 피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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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4년간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은 천재지변에 준한다"며 "이럴 때는 건설사도 ‘살려달라’고 발주처에 읍소해 공사비를 올려달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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