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배터리 최대 전시회 '인터배터리'개막
LG엔솔 'CTP 통해 제조원가 감축'
SK온 '추위 강하고 밀도도 높은 LFP'
삼성SDI '꿈의 배터리 전고체 로드맵'
초격차 기술이냐, 가격·효율 경쟁이냐. 업황 부진에 빠진 배터리 업계가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에서 내세운 ‘보릿고개 해법’은 판이했다.
6일 글로벌 배터리 전시회로 자리잡고 있는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4’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에는 국내 주요 배터리셀, 소재·장비·부품 관련 기업 등 총 579개 업체가 참여했다.
문제는 가격·효율이야…LG엔솔 CTP·SK온 추위 강한 LFP 선봬
국내 1위 배터리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CTP(셀투팩) 기술을 최초로 공개했다. 전기차 하단 목업을 통해 모듈 단계를 제거한 CTP 기술을 선보였는데 모듈이 없다보니 파우치형 배터리가 팩 안에 보다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무게가 가벼운 파우치셀을 넣으면서도 화재 등 안전사고를 막아줄 배터리 팩의 강성을 높인 회사만의 기술이 들어갔다"며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보다 단순화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장착된 이스즈(ISUZU) 엘프(ELF) 전기 트럭도 전시됐다. 엘프 전기 트럭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40㎾h, 60㎾h, 100㎾h 등으로 배터리 용량도 결정할 수 있다.
SK온은 추위에도 강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도 공개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추위에 약해 전기차에 광범위하게 쓰기 어려웠다. SK온은 이런 약점을 보완한 LFP 배터리를 내놓으면서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광받고 있는 LFP 시장에 SK온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SK온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추울때는 주행거리가 50% 이상 떨어지데 SK온의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도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기존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꿈의 배터리, 또다시 강조한 삼성SDI
삼성SDI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까지 대량 생산하기 위한 로드맵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각형 배터리보다 40%정도 에너지 밀도를 높인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 ‘ℓ당 900Wh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계획 중이다. 음극재를 메탈 대신 리튬을 써서 양극 공간을 늘렸고 그 공간에 더 많은 양극재를 넣어서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삼성SDI만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각형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성능이 월등하지만 그만큼 기술적 허들도 많다"며 "그럼에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한 것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올해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과 인도네시아 니켈의 상용 생산에 들어가는 포스코 그룹은 리튬·니켈 원석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배터리 원료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원료 수급 문제는 중요한 문제"라며 "올해 생산되는 리튬·니켈이 우리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친환경 기술을 접목해 제조비용을 30% 이상 줄이는 양극재 생산 공정을 공개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기존 방식보다 셀 단위 이상을 재활용하는 방식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우리만의 제조 기술 역량으로 현실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국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5년간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인터배터리 2024' 개막식에 참가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 재사용·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 원 이상 R&D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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