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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토론하자던 이재명, 한동훈과는 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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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시절과 말 달라진 李
상대적으로 '올드'한 느낌 줄수도
이준석 "韓, 알면서도 李에 토론 제안"

"회피하면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말일까?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대1 토론을 거부하자 한 위원장이 한 말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는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말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에 한 말이다.


이 대표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TV토론 개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지금과 정반대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에게 토론을 벌이자며 연일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그때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토론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나라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는데,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이런 걸 검증해나가는데,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는 과정 자체가 다툼인데 이걸 회피하면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윤 후보가 나온) 영상을 봤는데 정치는 그런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윤석열과 토론하자던 이재명, 한동훈과는 안 하는 이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취임인사차 예방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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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이 대표의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한 비대위원장의 TV토론 요청에 "윤 대통령과의 대화가 먼저"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왜 입장을 바꾼 것일까.


①한동훈 격만 높여주는 꼴


이 대표가 이번에 토론을 하게 되면 한 위원장과 자신의 체급이 같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다. 한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당 대표급이지만 실제 전당대회를 거쳐 선출된 대표가 아닌 임시 당 대표자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실제 토론까지 벌이게 되면 정치에 입문한 지 두어 달밖에 안 된 한 위원장의 정치적 격만 높여주는 꼴이 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과 대담도 하지 못했는데 한 위원장과 토론하게 되면 이 대표 스스로가 자신의 급을 낮춰버리는 셈이 된다"면서 "(이 대표 측에서 볼 때)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과 토론하자던 이재명, 한동훈과는 안 하는 이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②이미지 대결에서 불리


정치권에서는 토론하게 되면 화법, 옷차림을 포함한 콘텐츠 측면에서 이 대표가 한 위원장에게 밀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선을 거치면서 이미 이미지가 많이 소모된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낡은'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한 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③尹과 대결 구도 흐려질 가능성


이 대표로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결 구도를 이어가야 유리하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로 역대 최소 격차로 패배했고, 이를 총선까지 끌고 가면 '정권 심판론'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의 대결 구도는 이를 흩뜨린다. 한 위원장은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으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지만, 위원장으로서의 입지는 다진 경험이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외모 말투나 센스, 표정 등 모든 면에서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대비가 된다"면서 "특히 수사 검사와 피의자라는 구도는 명확하게 비교된다"고 꼬집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신인이지만, 신인 같지 않은 신인이다 보니 이 대표 측에서도 상대하기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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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한 위원장이 이 대표가 토론을 받지 않을 것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토론 제안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이 대표를) 무시하려는 것 같다"면서 "최근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곤란한 지점이 많기 때문에, 공천 과정 중 공격할 요소가 많아서 안 받을 것을 알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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