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높은 소부장 주목할 섹터
도쿄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 등 강세
TIGER 일본반도체 올 27.38%↑
저PBR 종목 투자 ETF도 눈길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34년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뛰어넘은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4만 선 고지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일본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약 1억466만달러(약 139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 보관금액은 올해 들어 계속 느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37억3856만달러에서 1월에는 38억9728억원으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39억1499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일본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커 투자 종목을 더욱 꼼꼼히 선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거나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나 업종을 추천했다. 또한 최근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밸류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원조 격인 일본 밸류업 관련 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일본 강점 가진 반도체 소부장에 주목
일본 증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섹터를 꼽으면 단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다. 일본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기업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및 자립을 향한 강력한 의지 속에서 경쟁력 있는 일본의 소부장 업체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 중"이라며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지속되면서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르네상스 일렉트로닉스, 디스코 코퍼레이션, 호야 등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타업종 대비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상승세가 빨랐던 만큼 누적된 주가 부담이 상존해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정책 모멘텀이 반영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본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올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TIGER 일본반도체FACTSET는 올 들어 27.38% 상승했고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24.84%, ACE 일본반도체 20.97% 각각 올랐다.
일본 현지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ETF로는 Global X 일본 반도체 ETF(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가 대표적이다. 일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반도체 제조, 소재, 장비 및 부품 등 일본 반도체 산업 내 30~40개 종목에 투자하며 그중에서도 장비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종목으로는 어드반테스트(10.6%), 스크린홀딩스(10.6%), 레이저테크(10.5%), 디스코(10.2%), 도쿄일렉트론(9.7%), 르네상스 일렉트로닉스(9.4%) 등이 있다. 김 연구원은 "2022년 기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산업 중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업 유치 성공으로 일본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밸류업 투자는 어떻게 할까
올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밸류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을 벤치마킹했고 일본 증시 강세가 기업 밸류업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일본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JPX 프라임 150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JPX 프라임 150지수는 2023년 6월 도쿄증권거래소(TSE) 프라임 시장에 상장된 최상위 시가총액 기업 중에서 재무 결과 기반의 자본수익률과 미래 정보 및 비재무 정보 기반의 시장평가 두 가지 가치 창출 척도를 기준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을 선정해 구성했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이슈로 저PBR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의 JPX 프라임 150지수 또한 유사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JPX 프라임 150지수는 이미 밸류업이 진행돼 PBR 1배 이상인 종목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4일에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iFreeETF JPX Prime 150 ETF가 출시됐다. 최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 중 하나인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까지 염두에 둔 ETF"라며 "이에 더해 오는 18일에는 해외 투자자가 지수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수선물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PBR 종목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일본 심플렉스 자산운용이 지난해 9월 출시한 Simplex PBR Improvement over 1X ETF는 이미 PBR이 1이 넘는 대형주 위주가 아닌 PBR 0.7배 이하 종목 중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해 PBR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종목으로 구성됐다. 포트폴리오 상위에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혼다자동차 등 금융, 자동차 업종이 포함돼 있다. 김 연구원은 "해당 ETF는 상장 초기 일본 벤치마크 지수들을 크게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 이후로는 JPX 프라임 150, 닛케이225 등 대형주 중심 지수가 앞서가며 수익률이 역전됐다"면서 "환율 효과와 수출주 중심 실적 개선 등 다른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도쿄거래소가 당초 JPX 프라임지수를 개발하며 목표했던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주가치 제고 개선 노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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