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리터(ℓ)당 1600원을 돌파한 휘발유 등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사실상의 '기름값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한 달간 범정부 석유시장점검단을 집중적으로 가동하는 한편 일부 주유소를 대상으로는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4일 오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32.84원으로 전일 대비 0.43원 올랐다. 경유는 1534.58원으로 0.15원 올랐고, 액화천연가스(LPG)는 970.48원으로 전일 대비 0.1원 내렸다.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리터당 1600원을 돌파했다. 오피넷의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2월 둘째 주 1609.5원을 기록하며 약 2개월 만에 1600원대를 넘어섰다.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17.6원 상승한 1627.1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는 2월 첫째 주 이미 1501.0원을 기록하며 리터당 1500원대를 넘어섰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휘발유 가격이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린다는 국민들의 불만을 고려해 휘발유 가격 점검에 들어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22일 관계부처 장·차관과 함께 물가안정 관련 현안 간담회를 갖고, 석유류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이날부터 1달간 범정부 석유시장점검단을 집중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관계부처가 함께 직접 주유소를 방문해 국제유가 상승분 이상의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는지 살펴본다는 취지다.
산업부도 전날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6월까지 불법 석유 유통 적발 이력이 있는 1600여개의 주유소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불법 행위 주유소 위치는 국민이 활용하는 내비게이션에 표시될 수 있도록 공개 확대를 추진한다.
국내 기름값 상승세는 중동 분쟁 확산 우려로 인해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분쟁이 장기화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의 상승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단 최근 들어 국제유가는 수요 부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하루 만에 2.7%나 하락하기도 했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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