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위원 발표
폰·PC 등에 고성능 AI칩 넣어 출시
"협업 필요‥소비자 만족도 높여야"
인공지능(AI) 기술을 하드웨어에 담아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인 온디바이스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스마트폰의 3분의 1, PC의 3분의 2 정도가 온디바이스AI 기술을 탑재해 출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연 '온디바이스AI 산업 및 기술 동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에선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를 통해 인터넷 연결 없이 다양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AI가 소개된 바 있다.
오픈AI의 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AI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AI 모델의 크기가 1년에 10배씩 성장하는 추세다. 새로운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존 하드웨어가 받쳐주기 어려워진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고도화된 AI 기술을 가동하려면 클라우드 비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에 스마트폰, PC 등 단말기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AI 모델 학습·추론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온디바이스AI를 통해 사용자는 챗봇 기능이나 문장 요약, 문법 교정, 이미지 생성 등의 AI 기능을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오픈AI는 애플 디자이너 출신 조너선 아이브와 함께 AI에 최적화된 단말기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며 "애플의 행보는 AI 분야에서 다소 미진했는데, 6월 첫째 주에는 AI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전통 제조업체들도 제품에 AI 반도체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며 "조선, 건설,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이종 산업 간 AI 협업이 선제적으로 이뤄진다면 유리한 시장 판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단말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7년 애플이 카메라 기능이 향상된 아이폰X를 역대 최고가인 999달러에 출시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처럼, 고성능 AI 칩을 넣은 단말기의 판매가격 인상은 피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가격 인상은 플래그십 모델부터 시작해 하방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75%가량 점유하고 있는 애플의 강세를 점쳤다.
그는 "가격 인상분만큼 소비자가 만족해서 사용한다면 효용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AI 기술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기업들이 소비자를 만족시키느냐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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