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전체 유권자의 30%에 가까운 '스윙보터(swing voter)'인 중도층과 2030 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여야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보수와 진보가 극단적으로 맞서 진영 대결이 심화할수록, 선거의 승패는 이들의 표심이 좌우하게 된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스윙보터란 선거 등의 투표 행위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들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언디사이디드보터(undecided voter)', 즉 미결정 투표자라고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흔들리는 투표자라는 의미에서 '스윙보터' 또는 '플로팅보터(floating voter)'라고 부른다. 해석하자면 '부동층 유권자'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주관적인 이념 성향을 이야기하는 '중도층'이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개념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선거에 있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이들은 반대하는 정당 또는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던 자신의 마음을 바꾸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스윙보터들은 딱히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의 정치 상황과 이슈, 자신이 관심 있는 정책 등에 따라 투표하게 된다. 최종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과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표심의 유동성이 훨씬 더 높고, 그래서 정치에 대한 실망이나 무관심이 커질수록 스윙보터는 증가한다.
주요 정당의 힘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스윙보터는 투표 결과에 있어 중요한 열쇠를 쥐게 되며, 특별히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선거에선 그 결과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선거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역설적으로 정치적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셈이다.
지난 16일 발표한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은 37%, 민주당 지지율은 31%로 집계됐지만 개혁신당은 4%에 불과했다. 무당층이라고 응답한 스윙보터는 24%나 됐다. 무당층은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로 꾸준히 20%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한때(7월1∼4주)는 31%까지 치솟으며 최고치를 찍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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