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구자열 회장 유임
단체 내부에서 필요성 고조
최태원 회장도 연임 의지
올해 임기가 끝나는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유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제 5단체가 모두 수장 교체 없는 이례적인 한해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재계에선 총선과 맞물린 만큼 경제단체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말 임기를 마무리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LS 이사회 의장)에 대해 단체 내부에서 각각 연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은 최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는 등 즉시 대응해야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손 회장 연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 회장은 최근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이사회에서 이사장 연임을 확정했다. 무협 내부에선 협회장 연임 가능성을 키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임기 말엔 새 회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나올텐데, 전무하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오는 3월25일 임기가 마무리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하라면 더 한다"고 말해 연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회장들의 유임 의지가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 단체 회장이 유임할 경우, 올해 경제 5단체 모두 수장 교체 없이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과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심팩 회장)은 각각 2025년 8월과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재계는 경제5단체장 유임이 목소리를 키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손경식·최태원·구자열 회장은 연임에 성공할 경우 회원사들의 지지와 신뢰를 재확인하는 것이고, 류진·최진식 회장도 임기 만료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 이후 새로 꾸려지는 22대 국회에 의견을 개진하는 데 능동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대한상의와 한경협은 최근 독일 베를린, 덴마크 코펜하겐에 파견될 경제사절단을 함께 모집하기도 했다. 경제사절단에 선정된 기업들은 다음 달 19~22일 현지에서 비즈니스 포럼, 현장 양해각서(MOU) 체결 등 각종 경제인 행사에 참여한다. 이 경제사절단은 파견에 필요한 비용과 일정이 상당해 기관 하나가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자, 두 기관이 논의해서 함께 모집하고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계의 대표성을 두고 경쟁했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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