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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꺼지지 않는 'PF부실 폭탄' 경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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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가 결정됐으나 건설업계에 고조된 위기감은 걷히지 않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기간 자산 매각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추가 부실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방·소규모 건설사의 연쇄 도산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시장의 경계감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자회사 매각 등 관건
태영건설 워크아웃…꺼지지 않는 'PF부실 폭탄' 경계감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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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이날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의 결의를 전날 자정까지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태영건설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한 뒤 태영건설과 함께 재무 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한다. 이 계획은 오는 4월11일 제2차 채권자협의회에서 확정된다.


워크아웃 시작으로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채권 행사는 최대 4개월간 유예된다. 그동안 태영건설은 채권단과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한다. 사업장별 진행 단계와 사업성을 분석해 처리 방안을 수립하고, 채무 조정 및 구조조정 방안 등을 구체화한다.


태영건설의 회생 자금으로 쓰일 자회사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태영그룹의 지주사 TY홀딩스는 에코비트 공동 지분 매각을 결정했으나 양측의 입장차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 입장에서는 단시간 내 매각해야 하나, KKR 입장에서는 펀드 수익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해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사는 수처리와 폐기물 및 자원순환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자산가치는 2조~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태영은 자구안 이행으로 오는 4월까지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구안 중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은 태영건설에 투입됐다.


또한 채권단의 실사 끝에 추가 대규모 부실 자산이 발견되거나 태영이 자구안 이행을 미적거릴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은 태영 측에 자금 보충을 요청했을 때 TY홀딩스나 SBS 지분 담보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중단할 방침이다.


워크아웃 기간 공사대금 변제 가능

태영건설 워크아웃…꺼지지 않는 'PF부실 폭탄' 경계감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 모습 /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동안 협력업체 공사대금도 지급할 방침이다. 워크아웃 개시로 금융채권 행사가 유예되는 것과 달리 인건비와 공사비 지급 등 일반 상거래 채권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갚아야 한다. 태영건설에서 하청을 받아 일해온 협력업체는 581곳, 구매처는 494곳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결제 과정에서 노임 지급 문제가 발생했는데, 상거래 채권은 반드시 변제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노임은 외주비와 노무비로 나뉘는데, 노무비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건설업계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긴급점검에 나선 상태다. 관련 법에 따르면 건설 위탁 시 원사업자(시공업체)가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 건설 현장 105곳의 임금 체불 현황을 조사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 건설업계 위기감 지속

태영건설 워크아웃…꺼지지 않는 'PF부실 폭탄' 경계감

지난달 28일 워크아웃 신청 이후 약 2주 만에 태영건설 사태는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다. 건설업계에서는 태영건설로부터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를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대표 건설사 16곳의 PF 대출 보증 금액은 총 28조3000억원으로 2020년 말(16조1000억원)보다 75% 늘었다. 또 한국기업평가가 23개 증권사 대상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PF 위험 노출액을 조사한 결과 11조9000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 제2의 태영건설이 될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 매출원가율이 99.2%까지 뛴 데다 대구에 위치한 빌리브 라디체(196억원), 빌리브 루센트(114억원), 빌리브 헤리티지(55억원) 등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에서 대손 인식이 본격화한 영향을 감안했다. 부채비율도 467.9%로 ‘고위험’으로 분류된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면 위험,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본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78.8%에 달했다.


시공 능력 19위인 코오롱글로벌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13%로 높다. 또 8월 말 기준 미착공 PF 우발채무 규모가 6121억원으로, 같은 기간 보유한 현금성 자산(2377억원)의 3배 수준이다. 건설·부동산 시장이 냉각돼 PF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자체 현금을 통한 대응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글로벌 측은 "분양률이 높은 현장이 대다수고, 미착공 현장은 올해 계획대로 착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건설업체가 틈틈이 정리돼 왔지만, 여전히 그 수가 많다"며 "이미 지방 곳곳에서 영세한 건설사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총 581건으로, 전년 대비 219건 증가했다. 연간 기록으로 2005년 629건 이래 가장 많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327건,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등으로 최근 몇 년간 300건대 안팎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갑자기 581건으로 급증했다. 산술적으로 매달 50개 가까운 건설사가 문을 닫은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상·하반기 각각 248건, 333건으로 하반기에 폐업 건수가 더 많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월별 가장 많은 74건을 기록했다. 더불어 지난해 부도가 난 업체는 전년 대비 1곳 늘어난 6곳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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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부동산 PF 부실 규모를 비롯해 리스크를 점검하고, 필요시 과감한 워크아웃 등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심리가 이어지는 것보다 재구조화가 필요한 곳은 손을 보는 게 업계 전반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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