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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빙하 녹으면 인천 해수면 4㎝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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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첫 정밀 예측
남극·그린란드 주변은 하강
한반도 주변 해수면 높아져

국내 연구 협의체 구성
"탄소배출 경각심 가져야"

[과학을 읽다]"빙하 녹으면 인천 해수면 4㎝ 높아져" 지난해 8월 그린란드 동부의 빙하를 하늘에서 찍은 모습. 눈과 얼음이 녹아 지표면이 드러난 것을 알 수 있다. 북극의 2023년 여름 평균 온도는 6.4도로 1900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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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초겨울답지 않은 한파가 한반도를 급습했다. 한 달여가 지난 1월 초의 상황은 정반대다.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돌며 미세 먼지가 극성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먼 곳에서도 조금씩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다. 대표적인 예가 극지방의 빙하다. 빙하 해빙이 본격화하며 해수면이 상승해 한국에 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기후 변화가 엄연한 현실임을 보여주는 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최근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서 2050년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약 3.6㎝ 오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6㎝가 미미한 수준의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구자들의 판단은 다르다. 기존에 만들어진 해수면 기준에 따라 설계된 방파제를 넘어서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극지방의 빙하가 지금 속도로 녹을 경우 2050년 인천의 해수면이 지구 평균보다 10% 높은 약 4㎝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는 점이다. 이는 뉴욕, 시드니 등 5개 세계 주요 해안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극지연구소의 진경 선임연구원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데 극지방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관측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과학을 읽다]"빙하 녹으면 인천 해수면 4㎝ 높아져"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은 1992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량의 변화를 분석하고, 해수면 변화를 예측했다. 국내 연구팀이 극지방 빙하 감소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지역적으로 정밀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빙하가 줄면서 남극과 그린란드 주변은 만유인력의 감소로 해수면이 오히려 하강했다. 반대로 먼바다에서는 중력회전 변형 효과가 발생해 평균보다 해수면 상승 폭이 컸다. 비교 대상인 싱가포르, 뉴욕, 시드니, 런던과 비교해 극지연구소가 위치한 인천 해수면의 과잉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이유다. 이는 인천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게 극지연구소의 분석이다. 부산, 목포, 강릉 등 우리나라의 다른 해안 도시들도 비슷한 현상을 겪을 것으로 파악된다.


진 연구원은 서해보다는 동해와 남해의 해수면 상승이 더 클 수 있지만 개펄 등 해수면에 접하는 면적이 큰 서해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을 읽다]"빙하 녹으면 인천 해수면 4㎝ 높아져"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11월 남극을 방문해 기후 변화로 인한 빙하 해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구테헤스 총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남극을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이원상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와 저위도 연안 국가들은 극지 빙하가 녹으면서 나타나는 해수면 상승 피해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지난 30년간 사라진 빙하는 대부분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수면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통계적인 기법을 적용해 미래의 빙하 손실량을 계산하고,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남극과 그린란드에는 지구의 해수면을 65m 높일 만큼의 빙하가 쌓여 있지만 최근 빙하의 손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지구과학자 에드워드 블랜처드-리글워스가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남극 동부 해안의 기온은 전년과 비교해 섭씨 39도 높았다. 남극의 여름인 3월 평년기온은 영하 54도지만 당시 기온은 영하 15도였다. 일부 연구진은 남극에서 반바지나 반소매 옷차림을 한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이번 달 중 극지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남극 스웨이츠 빙하에서 정밀 관측을 수행하며 관련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병훈 극지연구소 연수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극지방의 빙하 손실만을 고려해 예측한 ‘최소한의’ 해수면 상승치로, 향후 1.5도 이내의 온도 상승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실제로는 더 심각한 해수면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극지연구소는 이와 관련, 국내 연구 협의체를 구성하고 2300년까지 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해수면 상승 수위를 파악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진 연구원은 "최후의 보루인 극지 빙하가 녹는 상황을 돌이킬 수는 없다. 당장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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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급격한 남극 빙상 용융에 따른 근미래 전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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