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일 아기, 야산에 버리고 간 20대 친모 징역 3년

생후 5일 된 갓난아기를 야산에 버리고 도주한 20대 미혼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5년 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했다고 27일 밝혔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사진=이세령 기자]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2016년 3월 오후 경남 창원시의 야산 둘레길에 B 양을 두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창원시 의창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B 양을 출산 후 5일 만에 퇴원해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인근 야산의 인적이 드문 둘레길에 B 양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퇴원할 때 함께 있던 자신의 모친에게는 아기를 친부에게 보내고 온다고 둘러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B 양은 태어난 지 5일 된 신생아였으나 사망 여부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A 씨에게 살인죄 대신 살인미수죄가 적용됐다.

미혼 상태인 A 씨는 앞서 2015년 1월께 남자아이를 낳아 기르던 중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연인 사이에서 B 양을 출산하게 되자 양육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측은 “친부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가족들로부터 아기 양육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분만 직후 범행을 저질렀으니 살인미수가 아닌 영아살해미수죄가 적용돼야 한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법상 영아살해죄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해서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는 등 특히 참작할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했을 때 징역 10년 이하의 형이 내려져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보다 가볍게 처벌된다.

재판부는 “분만 직후란 분만이 완료된 때부터 시간, 장소가 매우 밀접한 범위 내”라며 “분만으로 비정상적 심리 상태에 있는 동안 또는 분만으로 흥분, 충격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을 의미한다”고 했다.

“A 씨는 어머니에게 B 양을 친부에게 잘 데려다주고 왔다고 거짓말하고 범행 다음 날 하루만 쉬고 회사에 다시 출근한 점 등에 비춰 분만으로 인한 비정상적 심리 상태나 흥분,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누구보다 B 양을 아끼고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생후 5일 된 아기를 홀로 산에 방치했다”라며 “다만 범행 외 다른 방법을 전혀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점, 친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자를 양육하겠디고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