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이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조만간 허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2배 넘게 오른 만큼 추가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다음 달 10일 이전에 해당 ETF 신청 건에 대한 허가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EC가 자산운용사들과 기술적 세부 내용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록 등 10여개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심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신청 건들이 일괄적으로 승인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150%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장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지난 5일에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만4000달러를 돌파한 뒤 지금까지 4만1000~4만4000달러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비트코인 랠리는 주식과 금을 능가했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해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함께 나온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투자 시장의 오랜 격언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분석기관 모닝스타 북미지사의 브라이언 아머는 CNBC방송에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최고의 상품이 될 것”이라면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더라도 전체 자산 투자 비중에서 가상화폐의 경우 1~5% 정도로 제한할 것을 추천했다. 아머 지사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극도로 변동성이 있고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