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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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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폭설에 주요전선 반격 실패
겨울에 휴전했다 3월에 진격했던 로마
기상이변 심화 속 전장 휘젓는 '동장군'

[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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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속 북극한파가 기습남하하면서 전세계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달 초부터 폭설에 시달리던 유럽에 이어 이번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남부지역까지 한파가 동아시아를 뒤덮어버렸는데요. 전쟁이 3년째 접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선도 폭설과 폭풍으로 전선이 완전히 고착화됐습니다.


일명 '동장군(冬將軍)'이라 불리는 한파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전투들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했는데요. 나폴레옹 전쟁 때부터 2차대전에 이르기까지 추위 덕을 많이 봤던 러시아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또다시 한파의 도움을 받으면서 국제적인 역학관계에도 영향을 크게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처럼 전쟁사를 뒤흔드는 동장군의 역사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스(News) : 겨울전쟁 본격 시작된 우크라 전선…반격작전 실패
[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먼저 뉴스부터 살펴보죠.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달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일대를 중심으로 폭설과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도 멈춰섰는데요. 전선은 큰 변화없이 완전히 고착화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월동준비와 함께 다시 수비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죠.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완전히 멈춰서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국가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승기를 놓쳤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CNN은 미국과 유럽 동맹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원조없이 우크라이나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내년 여름쯤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200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해외 탈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는 병력부족도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3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전선의 병력부족을 메꾸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외에 나가있는 남성들까지 징집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얼마나 여기에 응할지는 미지수로 알려졌죠.

◆역사(History) 1: 19~20세기 소빙기 막판 맹위 떨친 '동장군'…나폴레옹 전쟁 때 첫 등장
[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19세기 독일 화가 아돌프 노던(Adolph Northen)의 1851년 작품 '모스크바에서 퇴각하는 나폴레옹(Napoleons retreat from Moscow)'

추위가 전쟁의 역사를 뒤바꾼 것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특히 181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러시아 원정은 무적이던 프랑스군을 추위가 무찔렀다는 의미로 '동장군'이란 단어까지 나왔습니다.


당시 60만 대군을 동원했던 프랑스군이 대부분의 병력을 잃고 참패하자 영국 신문들이 일제히 'General frost', 즉 추위 장군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고 기사를 올렸습니다. 이것을 개항 이후 일본에서 후유쇼군(冬將軍)이란 말로 번역하면서 당시 조선에도 동장군이란 용어가 알려지게 됐죠.


실제로 현대엔 나폴레옹군이 무너지게 된 이유는 동장군보다는 그해 여름의 찌는듯한 더위 때문이었다고 알려져있죠. 나폴레옹군이 폴란드에서 집결하는 동안 이미 긴 보급로와 무더위로 식량과 물자, 탄환, 대포의 이동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후 러시아와의 전투 와중에 계절이 겨울로 바뀌면서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게 되면서 나폴레옹군은 전투에선 모두 이기고도 전쟁에선 지게 됐죠.

◆역사(History)2: 짚신 신고 만주까지 행군한 일본군…'눈의 진군'에 담긴 고충
[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청일전쟁 당시 평양전투도

이후 이 동장군이란 단어를 아시아에 소개한 일본군은 청일전쟁에서 정말 후유쇼군에 시달리게 됩니다. 당시 근대화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일본군은 삽화에 나온 것과 달리 월동준비가 형편없었고, 대부분 병사들이 짚신을 신고 만주까지 행군하면서 큰 고통을 겪게 되는데요.


특히 청일전쟁에서 9월 평양성 전투가 끝난 이후 압록강, 랴오둥반도을 지나며 12월까지 전쟁을 치르면서 극한의 추위와 싸우게 됩니다. 일제는 이를 최대한 미화하려 했지만 일선 병사들의 불만은 쉽게 그치질 않았죠. 일본 병사들은 러일전쟁 당시에도 똑같은 고충을 겪게 됐죠.


이러한 사병들의 고충을 가감없이 전하고 있는 것이 1895년 일제의 군가로 만들어진 '눈의 진군(雪の進軍) '이란 노래입니다. 나카이 켄지(永井建子)라는 당시 참전군인이 만들었다 전해지는 곡인데, 힘찬 분위기와 반대로 가사가 정말 적나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1절 가사만 번역해서 살펴보면,


눈의 진군, 얼음을 밟으며

어디가 길인지 강인지도 모르는 채로,

말이 쓰러져도 버리지도 못하고

사방은 온통 적지인데 여긴 대체 어딜까

'될 대로 돼라' 라며 대담히 담배 한 개비 물어보니

불안하게시리 담배는 또 두 개비만 남았네


가사 자체가 병사들의 불만과 동계전투의 고통이 가득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일제가 청나라로부터 승리한 전쟁임에도 병사들 입장에서는 생전 처음 끌려간 만주에서 극심한 혹한에 시달리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기 어려웠죠. 오죽하면 1941년 진주만 공습 이후에는 아예 군에서 부르지도 못하게 했을 정도라고 하네요.

◆시사점(Implication) : 추위가 또다시 러시아를 보호하나…위기 넘기는 푸틴정권
[뉴스in전쟁사]전세계 얼린 '동장군'은 푸틴 편?…한파가 뒤바꾼 승패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러한 동계전투의 고충을 고스란히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까지 끊어지면서 고립무원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역으로 패전 우려가 고개를 들던 러시아는 여유를 되찾고 있는 모습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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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측근이 이끌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등 다사다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좌도 다시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내년 3월 5선 도전도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기상이변이 극심한 올 겨울동안 얼마나 추위가 찾아오느냐에 따라 내년 국제정세도 크게 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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