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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이웃사랑 실천한 공도연 할머니…마지막 길도 시신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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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별세, 50년간 봉사활동 이어 와
마지막 봉사로 해부학 연구에 시신 기증

"저희 집은 복판 가운데 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 아픈 사람이 차에서 내리고 하는 게 사방에서 다 보이는데 일일이 모두 다 보살피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2002년 11월 12일 봉사 일기 중)


일평생 온몸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 지역에서 '봉사왕'으로 통했던 의령 유곡면 공도연 할머니의 '마지막 봉사'는 시신 기증이었다.

50년간 이웃사랑 실천한 공도연 할머니…마지막 길도 시신기증 공 할머니는 30대부터 별세 직전까지 약 50년 세월 동안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헌신해 '봉사왕'으로 불린다. [사진제공=경남 의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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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의령군은 공도연 할머니가 올해 9월 1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자녀가 있는 창원에서 할머니 장례를 치러 별세 소식이 늦게 알려졌다.


공 할머니는 30대부터 별세 직전까지 약 50년 세월 동안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헌신해 '봉사왕'으로 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별세하기 전까지 관련 표창·훈장만 60번 넘게 받았다. 2020년에는 사회공헌과 모범 노인 자격으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베푸는 삶을 실천하고자 했던 그는 생전 사후 장기기증을 희망했고, 자녀들은 그 유지에 따라 할머니 시신을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에 보냈다. 할머니 시신은 해부학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별세한 할머니 남편인 박효진 할아버지 시신도 같은 곳에 기증됐다.

'봉사일기' 속 한 문장 "모두 보살피지 못해 미안해"
50년간 이웃사랑 실천한 공도연 할머니…마지막 길도 시신기증 공 할머니는 1999년부터 봉사 일기도 써 내려왔다. 할머니는 일기장에 "제가 가난 속에서 살아왔으므로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 주고 싶었고"라고 적었다. [사진제공=경남 의령군]

공 할머니는 1999년부터 봉사 일기도 써 내려왔다. 할머니는 일기장에 "제가 가난 속에서 살아왔으므로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 주고 싶었고, 어려울 때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더욱더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고 싶었습니다"라는 글로 자신의 인생을 반추했다.


17세에 천막집에서 시집살이를 시작한 공 할머니는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에 허덕이면서 살았다. 그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공 할머니는 부지런히 일했다.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낮에는 남의 집 밭일과 봇짐 장사를 하고, 밤에는 뜨개질을 떠내다 팔았다, 그렇게 알뜰히 모은 돈으로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천 평의 논을 사들여 벼농사를 시작했다.


30대에 집안 형편이 나아지자 공 할머니는 본격적인 사회활동과 이웃돕기 봉사에 나섰다.

50년간 이웃사랑 실천한 공도연 할머니…마지막 길도 시신기증 공 할머니는 30대부터 별세 직전까지 약 50년 세월 동안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헌신해 '봉사왕'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별세하기 전까지 관련 표창·훈장만 60번 넘게 받았다. [사진제공=경남 의령군]

공 할머니는 "가난해 보지 못한 사람은 가난의 아픔과 시련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잘살아 보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다면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없는 자의 비애감을 내 이웃들은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일기에 적기도 했다.


1970년대 초 새마을 부녀회장으로 마을 주민들을 독려해 농한기 소득 증대 사업 등으로 마을 수입을 늘려갔고,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마을 주민들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으로 1976년 당시 송산국민학교에 '사랑의 어머니' 동상을 건립했다.


1985년에는 주민들이 의료시설이 없어 불편을 겪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대지 225㎡를 구매, 의령군에 기탁해 송산보건진료소 개설에 결정적 기여를 하기도 했다.


공 할머니는 물질적 기부는 물론 시간을 들여 직접 행동으로 자원봉사 활동에도 나섰다. 특히, 후손에게 오염된 세상을 물러줘서는 안 된다는 생활신조를 바탕으로 동네 환경 정화 활동에도 솔선수범했다. 새마을부녀회장 등 사회단체장을 다수 맡아 동네 여성들을 모아 한글을 깨치게 하고 자전거 타기를 가르친 일화도 지역에서 유명하다.


나아가 지난 50년 동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 불우이웃 돕기 성금 기부, 각종 단체에 쌀 등 물품 기탁 등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본인의 돈을 내놓았다.


부랑자나 거지를 길에서 만나고, 이웃에 누군가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들을 새면 쌈짓돈과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부리나케 챙겨 주변 사람을 도왔다. 몇 년 전에는 35㎏의 작은 몸으로 손수레를 끌면서 나물을 내다 팔고, 고물을 주워 번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


공 할머니의 장녀인 박은숙 씨(61)는 "봉사는 엄마에게 삶의 낙이었다"며 "해부학 연구가 끝나고 선산에 모셔 큰절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별세 소식을 접한 군민은 "진정한 천사가 하늘나라로 갔다", "마직까지 큰일을 하는 진정한 어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 할머니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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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할머니가 남긴 일기에는 "가난해 보지 못한 사람은 가난의 아픔과 시련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잘살아 보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다면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없는 자의 비애감을 내 이웃들은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는 평생 온몸으로 봉사해온 공 할머니가 봉사해온 이유이자, 일생의 신념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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