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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또 요소 수출 규제,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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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쫓는 기업, 안일한 정부
요소 공급망 다변화 2년 표류

2021년 10월15일. 중국이 자국 내 석탄·전력난으로 요소 물량이 부족해지자 ‘요소 수출 검사’ 의무화를 발표했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의 수출 중단 선언이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요소수 원료가 되는 산업용 요소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엔 발등의 불인 상황이 됐다. 하지만 외교·통상 책임자들은 이를 단순한 요소 비료 수급 문제 정도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조치 발표 2주 후인 같은 달 29일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이탈리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지만 요소 문제는 회담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관련 정부 대책이 나온 건 그로부터도 1주일이나 더 지나서였다. 요소수 품귀사태로 물류와 산업이 마비될 위기에 처하자 그때서야 긴급 국무회의를 열며 대책을 쏟아냈다. 군수송기를 동원해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수입하고 베트남에서 요소 200t을 긴급 수혈하는 등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한 게 주요 내용이었다. 요소 국내 생산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회도 위기 관리 체계를 뜯어고치겠다며 자원안보법 등을 잇따라 발의하며 가세했다. 뒷북도 이런 뒷북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뒤늦은 대응을 후회한다는 정부 반성에, 이참에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치길 기대했다.

[초동시각]또 요소 수출 규제,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요소수 관련 현장 점검에 나선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12월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박석재 점장의 설명을 들으며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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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년여가 흘렀다. 중국이 또다시 요소를 자원무기로 내세우며 한국을 견제할 태세지만 우리는 그때와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통계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85.9% 수준으로 떨어졌던 산업용 요소의 중국 의존도는 지난 10월 91.8%로 다시 치솟았다.


초고순도 반도체 소재처럼 요소 생산이 특정 국가에 한정된 것도 아닌데 왜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중국산 요소 가격이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월등히 싼 데 있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이 값싼 중국산 요소를 선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목소리를 높일 처지는 아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고 중국산 요소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생산 중단 사태를 맞게 된다면 그 손실 역시 기업이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시장의 투자 격언처럼 기업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급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금처럼 국제 무역질서가 불안정하다면 더욱 더 그렇다.


정부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대중국 견제에 맞서 ‘자원무기화’에 속도를 내며 수출 제한 품목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고장난 레코드처럼 수입선 다변화만을 반복해서 외칠 뿐이었다. 이제는 실행력을 보여 줄 때다.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 다양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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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속도감 있는 추진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재정·세제·금융 지원 체계를 마련해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 데에만 1년 넘게 걸렸다.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이 보유한 핵심 광물의 재고 현황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발의된 ‘국가자원안보에 관한 특별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어느 때보다도 공급망 리스크에 긴밀히 대응하고 있는 지금, 우리만 한가해 보인다. 요소에서 시작된 중국의 원자재 수출 통제의 그 끝을 알 수 없는데 말이다.




이은정 콘텐츠 매니저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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