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상한선은 30만원, 실제론 두 배 넘어
교육당국, 고액 교습비 학원 합동점검 나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대입 일정이 본격화한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고액의 입시 상담비를 요구하는 학원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이들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선다.
11일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함께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불법 입시 상담·교습비 초과 징수에 대해 특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진학 상담지도 교습 과정'으로 등록한 학원을 대상으로 점검 예정이다. 교습비를 초과 징수했는지, 학원 종사자의 입학사정관 경력 등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광고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실제 입시 컨설팅비, 한 시간에 100만원 넘는 경우도 있어
현재 각 교육지원청은 학원비가 지나치게 비싸지지 않도록 분당 교습단가 상한가를 정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관할하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경우, 입시 컨설팅 교습비 상한가를 1분당 5000원으로 정했다. 그 외 지역은 이보다 낮다.
대치동 학원가 기준 입시 컨설팅비는 한 시간에 30만원이 최대인 셈이다. 하지만, 실제 입시 컨설팅비는 한 시간에 30만원을 훌쩍 넘어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3 학생 가운데 진로·진학 컨설팅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평균 108만원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1∼2회 컨설팅에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육부는 해마다 교습비 초과 징수에 대한 단속을 실시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고액·불법 사교육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7월부터 12월까지 교습비 과다 징수 등 불법 사교육에 대한 단속을 국세청, 경찰청, 시·도교육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실시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공 입시 상담 지원 나서는 교육부
수능이 끝난 뒤 정시 대비가 한창인 이달 맘카페에는 "비용은 평균 50분에 60(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엄마도 공부하지만, 해결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확인 차원에서라도 받아보고 싶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데 그 값을 내고라도 받는 게 나은 건지 궁금하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카페 댓글에서 학부모의 시선은 엇갈렸다. 하지만, 대체로 그래도 받는 게 좋다는 분위기였다.
교육부는 이렇듯 불안 심리를 이용한 입시 컨설팅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 입시 상담을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 상담센터는 2024학년도 수시 합격자발표 마감일인 오는 15일부터 정시 원서접수 마감일인 내년 1월 6일까지를 '집중 상담 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전화·온라인으로 대입 상담을 제공한다.
시도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진학·지도에 전문성이 높은 현장 교사들로 구성된 대교협 상담교사단이 진행한다. 교육부는 또 대입 상담센터 예산을 올해 27억원에서 내년 45억원으로 확대하고 상담교사단 인원을 확충키로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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