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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분노…전두환 유해, 연희동서 못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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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반발에 파주시 안장 무산
토지주 "땅 안 팔아, 언론 보도 부담"
영화 '서울의 봄' 2030 역사 관심↑

안치될 장소를 찾지 못해 2년째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안치 중인 전두환의 유해를 유언에 따라 경기 파주에 안치하려던 유족의 계획이 땅 주인의 반대로 수포가 됐다.


6일 전두환이 안치될 것으로 알려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장사리의 사유지 소유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계약 기간이 이미 끝났는데 본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매물을 거둬들였으며 앞으로도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식지 않는 분노…전두환 유해, 연희동서 못 나온다 전두환[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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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토지 소유자는 지난해 3월 지인들과 토지 매매를 위한 가계약을 맺었다. 그는 "우리 산(6만6천㎡)을 캠핑장과 요양원으로 개발하고 싶다고 찾아와서 가계약했다"며 "올해 10월까지 관련 인허가를 마치고 본계약을 하기로 했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토지에 캠핑장과 요양원을 짓기 위해서는 군 당국이 동의해야 하는데 매수자 측에서 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정식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께 전두환이 경기 파주시에 안치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 단체와 정치인, 파주시장까지 나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토지 소유자는 "우리 땅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 사망한 전두환의 유해는 2년 이상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임시 안치 중이지만, 당분간 자택을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유언을 전했고, 이에 유족은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유해를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파주 문산읍 장산리 안장 계획이 알려진 뒤 파주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 단체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이 거셌다. 지난달 겨레 하나 파주지회 등 11개 시민단체는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 탄압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 나아가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며 반대했다.


식지 않는 분노…전두환 유해, 연희동서 못 나온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아동동 파주시청 앞에서 겨레하나파주지회와 민족문제연구소고양파주지부, DMZ생태평화학교 등 11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정치인들도 나섰다. 파주 을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죽을 때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던 폭군이 무슨 자격으로 파주에 오느냐"고 지탄했다. 그러면서 "전두환은 전 재산이 29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골프를 치러 다녔고, 추징금 1천20억과 체납세금 30억은 끝내 납부하지 않았다. 이번 묏자리의 땅값만 5억원이 넘는데, 국가에 진 빚부터 갚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소속 김경일 파주시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철저히 짓밟고 국민을 학살한 전두환의 유해를 파주에 안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전두환 유해의 파주 안장을 결사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도 대중의 관심을 들불처럼 끌어올렸다.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지난달 22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식지 않는 분노…전두환 유해, 연희동서 못 나온다 '서울의 봄' 예고[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배우 황정민이 전두환을 모티브 삼은 전두환으로 분하고, 정우성이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연기했다.



영화를 본 20·30세대 관객들은 '분노했다'는 반응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관객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온라인상에서 전두환의 기록을 찾아보면서 당시 영상이 역주행하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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