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상온초전도체 LK-99 결국 허상이었나?

초전도저온학회, 3개 실험실 신규+추가 재현 결과 공개
총 6개 실험실 재현 실험서 모두 초전도 특성 안나타나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주장했던 'LK-99'에 대한 국내 학계의 검증 작업이 결국 부정적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4일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3곳이 추가 진행한 LK-99 재현 실험에서 초전도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선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이 LK-99 논문 제조법을 적용한 샘플과 불순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방법을 적용한 샘플을 합성했다. 그러나 논문 방식으로 재현한 샘플은 논문과 마찬가지로 황화구리 불순물이 많았고, 상온에서 부도체이며 약한 상자성 특성을 보였다. 다른 방법으로 합성한 시료는 황화구리 불순물은 없었지만, 상온에서 부도체 특성을 보였고, 낮은 자기장에서 약한 반자성 특성을 보였다.

표준연도 공개된 합성법에 따라 LK-99 합성실험을 진행했으나 초전도성을 보이는 샘플을 얻지는 못했다. 표준연은 LK-99 물질 외에 특정해야 할 물질들이 너무 많아 만드는 조건을 재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LK-99에 존재하는 납-인회석이 보이는 합성법을 실험한 결과에서는 730~900℃ 사이에서 10시간 동안 입자를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 과정을 거친 결과 강자성을 보이는 물질이 만들어졌지만 전기적으로는 부도체로 나타났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소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1차 연구 결과에 이어 추가로 측정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불순물이 들어간 샘플과 거의 없는 샘플 두 가지 합성에 성공했지만 모두 전기 저항 측정 결과 반도체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증위는 지난달 31일 한양대 고압연구소,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포항공대 물리학과,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소 등 4곳의 재현 결과를 공개했지만 역시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없었다.

검증위는 참여 중인 기관들의 재현실험을 이달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또 외국 논문과 실험 결과, 국내 재현실험연구, 관련 논문 등을 검토해 다음 달 중 검증을 정리하고, 이를 백서로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한 벤처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지난 7월 22일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상온, 상압에서 전기저항 제로-공중 부양 현상을 일으키는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실었다. 사실이라면 초저전력으로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 등 에너지 분야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소재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LK-99에 대한 검증 바람이 일었지만 지난달 말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사실상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기사를 싣는 등 부정적인 결론이 난 상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