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네시 브라이츠동물원 지난달 출생
세계 유일한 민무늬…51년 만에 처음
기린의 얼룩무늬, 체온 조절 기능 겸해
지구상에서 유일한 민무늬 기린이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화제다.
21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외신은 미국 테네시주의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기린 특유의 흰 무늬가 없는 암컷 기린이 지난달 31일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동물원에 따르면, 이 기린의 키가 벌써 180㎝를 넘겼으며 어미 기린과 동물원 직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브라이츠 동물원 책임자인 데이비드 브라이트는 "기린의 얼룩무늬는 야생에서 위장의 한 형태로 사용되는데 이 무늬가 없이 태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이 기린은 특별한 기린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72년 일본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토시코라는 무늬가 없는 갈색과 주황색이 섞인 그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는 기록이 마지막 사례"라고 말했다. 기린의 수명은 25~30세로 토시코는 현재 살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린의 얼룩무늬 체온 조절 기능 겸해

기린의 얼룩무늬 피부 아래에는 열을 방출할 수 있는 혈관이 분포되어 있어 일종의 체온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무늬가 없는 이 기린을 제외한 브라이츠 동물원의 모든 기린은 각자 고유의 얼룩무늬를 갖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러한 패턴이 어미로부터 유전된다고 분석했다.
지상에서 가장 키가 큰 초식동물로 유명한 기린은 몸에 나타나는 무늬에 따라 그물무늬와 마사이 등 2종류로 나눠진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 기린이 속한 그물무늬 기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vulnerable)으로 분류되며 야생에는 약 8500마리가 남아 있다.
기린의 서식지는 주로 케냐 북부와 에티오피아 남부, 그리고 소말리아 일대다. 현재 기린은 아프리카의 서식지 분열과 불법 밀렵으로 인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개체 수는 최근 30년간 40%가 줄었다.
이에 해당 동물원은 이 특이한 민무늬 기린의 탄생이 전 세계 기린이 직면한 어려움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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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물원은 이 기린의 이름을 짓기 위해 시민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스와힐리어로 '독특하다'는 뜻의 키페키, '가장 아름답다'는 뜻의 샤키리 등이 후보에 올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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