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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잼버리, 개영부터 폐막까지… '논란 종합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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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0여억원 예산, 쓰지도 못하고 이월
'준비 부족' 야영장 시설엔 11%만 투입
조기 퇴영, 공공기관·기업에 숙소 급구
여가부·조직위 등 책임자 말 바꾸기도

준비 부족, 대응 차질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콘서트와 폐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1일간 온열 사고, 교통 사고부터 부실 운영, 긴급 대피 등 '논란 종합세트'에 가까웠던 새만금 잼버리는 국가 안팎으로 '역대 최악의 잼버리'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총 117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다양한 관계부처가 협업했던 만큼 향후 파행 책임의 화살이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잼버리' 준비 부족
혼돈의 잼버리, 개영부터 폐막까지… '논란 종합세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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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시작은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잼버리 첫날(1일), 400명 이상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전북지역은 지난달 31일부터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면서 폭염경보가 이어진 상황이었다. 지난 2일 밤 열린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08명이 온열질환으로 분류됐다.


사태가 발생하자 장소 선정 자체가 문제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애초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새만금은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매립지였다. 배수 문제뿐 아니라 비가 오면 습기가 빠지지 않아 한증막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 폭염 당시 습도가 70%에 이르면서 탈진 환자가 속출했다.


열악한 시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새만금은 폭염의 날씨 속 8.8㎢의 간척지에 그늘 한 점 없는 환경이었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폭염 대책으로 애초 7.4㎞의 덩굴 터널, 그늘 쉼터 1720개소, 체온을 낮출 수 있는 57개의 안개 분사 시설을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덩굴터널이 조성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늘 쉼터도 역부족이었다. 화장실이 부족한 데다 위생 문제도 발생했으며, 제공된 달걀에서 곰팡이가 피기도 했다. 샤워실의 문이 천막으로 돼 있어 남성 참가자가 여성 샤워실에 침입하는 범죄까지 발생했다.


환자수에 비해 의료 인력과 병상수도 부족해 사태 발생 후 의사,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병상도 70개에서 220개가량으로 늘렸다. 온열환자가 속출하자 영국·미국 등 전체 인원의 15%가량이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태풍으로 조기 퇴영… 급구한 숙소들
혼돈의 잼버리, 개영부터 폐막까지… '논란 종합세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폭염 문제가 불거진 직후에 태풍 '카눈'의 북상도 위험 요인이 됐다.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부터 전국을 관통해 올라갈 것으로 예보되자 정부는 7일 대원 3만7000여명을 전국 8개 시·도로의 대피를 결정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리 마련돼 있던 '안전 대책'이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매뉴얼은 잼버리 활동이 불가능한 폭우시에는 사전 지정된 8개 시·군의 342개 실내 구호소로 대피하도록 돼 있었으나 태풍 상황에 대비한 전면적인 이동에는 적용이 불가능했다.


급히 대체 숙소를 마련하면서 전국 8개 시·도의 공공기관과 기업 연수원, 대학 기숙사 등이 총동원돼 불만이 속출했다. 장소 섭외와 참가자 숙소 배정이 급하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기업, 대학은 숙식 공간을 마련하고 참가자들이 이용할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했다. 4만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을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안전을 위해 경찰들이 동원됐다. 이동 과정에서 스위스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시내버스와의 접촉사고가 발생해 일부 참가진이 경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잼버리의 핵심 행사였던 11일 K팝 콘서트도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다. 애초 6일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온열질환이 우려돼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고, 이후 참가자 이동 과정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한차례 더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미리 섭외된 출연진들이 바뀌고, 예정된 스포츠경기와 방송프로그램의 취소 공지가 나가는 등 혼란도 잦았다.


부실 운영, 예산 집행도 못한 잼버리 조직위
혼돈의 잼버리, 개영부터 폐막까지… '논란 종합세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잼버리조직위는 2020년 7월 중앙 및 지방정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당시 이정옥 여가부 장관과 김윤덕 의원 공동위원장 체제로 출범했다. 이어 지난 3월 여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잼버리 조직위 위원총회 위원명단에는 조직위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당시 장관 대행),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공동 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세계잼버리의 전반적인 운영 계획을 시행하는 잼버리조직위는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여가위와 잼버리 조직위는 예산을 제대로 배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배정받은 예산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여가위 전문위원실에선 세 차례 예산 집행 부진 경고가 나왔고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세계잼버리 관련 여가부 예산을 잇따라 증액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예산이 증액됐지만, 지난 2020년 여가부가 전북도에 교부한 10억원은 전액 이월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에도 잼버리 사업을 교부받은 전북도는 39.1%를, 잼버리조직위는 32.3%의 예산을 쓰고 다음해로 이월했다. 지난해에도 전북도는 기반시설 설치·조성 지원사업 예산을 38.5%만 집행했다. 전체 투입 예산 1170여억원 중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 129억원(11%)만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부실 운영이 명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유관기관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수십건에 달하는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 사용 예산 중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에도 말 바꾸기·취재 불응
혼돈의 잼버리, 개영부터 폐막까지… '논란 종합세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잇따른 논란에 대한 책임자들의 대응도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개영식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한 배경에 대해 최창행 잼버리조직위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변해 비판을 받았다.


김 장관도 8일 오후 브리핑에서 야영장 철수 결정이 향후 부산 엑스포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위기 대응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줬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또 긴급 대피 이후인 9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일일 브리핑을 30분 연기했다가 배경 설명 없이 돌연 취소하면서 취재진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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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세계잼버리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여가위와 잼버리조직위, 전북도 등 관계 기관과 부처에 대한 대대적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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