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서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도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근로 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0대(20∼29세) 인구는 615만5000명이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9만6000명 감소한 것이다.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따라 20대 청년 인구는 2021년 7월 8000명 증가를 마지막으로 감소세로 전환, 전년 동기대비 줄어드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도 작년 같은 달보다 6만3000명 줄어든 383만3000명을 기록, 작년 11월 이후 7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실업자 역시 작년보다 6만7000명 줄어든 24만1000명이었다.
고용시장에서는 오히려 ‘빈 일자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7%포인트 상승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0.7%포인트 높아진 6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구직이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는 청년의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가운데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비경제활동 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만명이 늘었다. 지난 4월에도 3만4000명이 늘어났는데 증가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중 20대 ‘쉬었음’ 인구는 3만6000명이 늘어난 35만7000명이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쉬었음’ 인구가 증가한 연령대는 60세 이상 노령층을 제외하면 20대가 유일하다.
통계청 조사에서 인구는 크게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 인구로 나뉜다. 이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은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다. 별다른 사정 없이 구직도 취업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경제활동 인구에 속한다.
지난달 20대 비경제활동 인구 활동 상태 분류를 보면 ‘쉬었음’은 정규교육 기관 통학(99만7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취업 준비(33만1000명)나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통학(11만3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취업 의사가 있었던 20대 비경제활동 인구가 최근 구직을 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17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16만9000명),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0만5000명)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2만3000명),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만명)라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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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에서 탈락한 청년들이 다시 취업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와 고용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적 자원의 수준이 맞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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