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평균 195만원 쓴다"…고물가에 코로나 전보다 40%↑

컨슈머인사이트 '국내·해외 여행 동향' 보고서

"유류비·숙박·식대 등 전반적 인상 영향"
4월 기준 여행 기간 평균 7.41박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이 도래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여행객이 지출하는 경비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정세 변화와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이후 불어닥친 물가상승의 여파가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8일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내·해외 여행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여행 기간은 평균 7.41박으로 집계됐고, 총 경비는 평균 195만1000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조사에 자체 개발한 '여행 코로나 지수(TCI)'를 적용했다. TCI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현재의 차이를 수치화한 것으로 해당 기간의 변화 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증가했다는 것을 뜻하고 작을수록 감소했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 중 여행기간과 총 경비의 TCI는 각각 142와 141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각각 40% 이상 증가해 모든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 유류비와 현지 숙박, 식사, 여가 활동에 드는 비용이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고, 관광업계 인건비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해외여행 경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시아지역보다 미주나 남태평양 등 장거리 목적지를 찾은 수요가 늘면서 체류 기간과 경비가 증가한 것으로 컨슈머인사이트는 분석했다.

국내·해외여행 동향[자료=컨슈머인사이트]

올해 4월 기준 해외여행 경험률은 19.4%로 2019년 같은 기간(39.7%)과 비교해 절반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항목의 TCI는 49였다. 향후 해외여행 계획률도 44.6%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82% 수준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25.9%보다는 1년새 20%포인트가량 늘어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은 4월 기준 66.2%로 파악됐는데 TCI는 102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 숙박여행의 평균 기간은 1.93박, 총 경비는 각각 23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총 경비의 TCI는 115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15%가량 증가했다. 숙박 시설 중에서는 '캠핑·야영'의 TCI가 164로 4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했고, '호텔'이 TCI 132로 30% 이상 늘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109)와 수도권(105)의 TCI가 증가한 반면, 제주도는 98로 소폭 하락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제주도 점유율이 감소했다"며 "국내 숙박여행에서도 고물가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여행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